22만원 낸 복부 초음파, 저기선 2만원?

2012. 7. 17. 08:43세계 아이디어 상품

[단독] 22만원 낸 복부 초음파, 저기선 2만원?

심평원, 비급여항목 가격비교 가능케 10월 홈페이지에 올려
환자들 병원 선택 도와 병원간 가격인하 경쟁 유도
조선일보 | 김민철 기자 | 입력 2012.07.17 03:20 | 수정 2012.07.17 08:32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전신 MRI(자기공명영상)를 찍는 데 드는 비용은 123만4000원이다. 반면 충북대병원 은 62만원을 받고 있다. 같은 대학병원인데도 배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복부 초음파를 삼성서울병원은 22만5000원 받고 있지만, 영월의료원은 2만5000원을 받아 8배 차이가 나고 있다. 1인실 하루 병실료는 삼성서울병원이 48만원인 반면 서남대병원(광주광역시)은 2만6000원으로 17.5배 차이를 보였다.

↑ [조선일보]

지난 5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과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전국 대학병원 44곳, 종합병원 291곳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다.

경실련 남은경 사회정책팀장은 "병원 간 비급여 항목의 가격 차이가 컸고, 가격 수준도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3~4배 높아 폭리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MRI 척추 촬영은 건강보험 급여 가격(44만5007원)의 3배를 받는 병원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급여 항목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격이 높지만 환자가 미리 가격을 비교해보고 병원을 선택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병원들이 홈페이지에 비급여 항목 가격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공개 기준이 제각각인 데다 병원별로 정보가 흩어져 있어서 전문가들조차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남 팀장은 "병원 사이트에 들어가 가격 정보를 찾기가 어렵고, 기준이 각각 달라 동일 항목조차 뽑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환자들이 가격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하 심평원)은 이처럼 병원들이 제각각 받고 있는 비급여 항목 가격을 10월부터 홈페이지에 모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우선 공개하는 항목은 초음파 검사, 캡슐 내시경 검사, 다빈치 로봇 수술, PET(양전자 단층 촬영), 상급 병실료, 교육 상담료, 각종 증명 수수료 등 7개이고, 공개 대상은 44개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은 공개 대상 항목과 병원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MRI와 CT(컴퓨터 단층 촬영)도 가격 차이가 심한 비급여 항목이지만 병원마다 가격 체계가 너무 달라 이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한 다음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심평원 이지승 건강정보서비스부장은 "환자들이 쉽게 비급여 항목 가격을 비교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가격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가격을 바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사이에 경쟁이 생겨 가격을 인하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급여(非給與)

병원·약국 등에서 환자에게 청구하는 의료비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과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 있다. 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에서 평균 80%(입원 환자 기준)를 지급하고 본인이 20%만 부담하지만, 비급여 항목은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성형·신의료기술 등 고가 의료행위는 대부분 비급여 항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