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9. 11:47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세계의 공장' 中 둥관 파산위기 직면>
연합뉴스 입력 2012.09.28 17:15
(홍콩=연합뉴스) 황희경 특파원 =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가 파산 위기에 놓였다.
둥관은 선전(深천<土+川>)과 함께 중국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광둥성의 핵심 공업지역이다. 과거 IBM의 부회장이 둥관 고속도로가 15분 막히면 세계 컴퓨터 가격이 출렁인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그러나 최근 중산대 린장 교수 연구팀의 조사 결과 둥관시 촌(村)중 60% 정도가 적자 재정 상태이며 상급 행정단위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처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때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였던 둥관의 상황이 중국의 경제 둔화에 따라 각 지역에 재정 위기가 확산하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둥관이 이런 상황에 놓인 이유로는 지방 당국의 수입 대부분이 토지 임대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1980년대 후반까지 벽지 마을이었던 둥관은 개혁개방 이후 세계에서 첨단 기술 제조업 중심지 중 한 곳으로 탈바꿈했다. 산업이 번창하면서 1980년대 180만명이던 인구는 800만명까지 늘어났다. 현금을 손에 쥔 농민들 대부분은 둥관으로 몰려든 농민공들에게 임대할 집을 지었다. 또 공장에 임대한 마을 토지의 임대료가 촌 당국의 주수입원이 됐다.
이런 구조는 경기가 둔화하기 이전에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많은 공장이 문을 닫거나 비용이 더 저렴한 내륙 성(省)으로 이동했고 공장과 농민공이 떠나면서 임대료는 격감했다.
한 61세 여성은 10년 전 평생 저축해온 돈과 은행 대출을 더해 둥관에 6층 아파트를 짓고 농민공에게 세를 내줬다. 이 여성은 2007년 임대료로 한 달에 1만5천위안을 벌었다. 이는 당시 노동자 평균 수입의 10배 정도 되는 돈이었다. 그러나 임대료는 2007년 이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의 촌장(村長)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표를 얻기 위해 촌민들에게 무리하게 배당금을 공약하는 데 있다.
당선자들은 촌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공약을 지키기 어려운 경우에도 이를 취소하기보다는 중국의 지방은행 격인 농촌신용사에 손을 벌려 이율이 30%에 이르는 단기대출을 받기도 한다.
은행들은 촌의 재정이 문제가 될 경우 상급 정부가 촌을 구제해야 한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선뜻 대출을 해준다. 린 교수는 "만약 촌이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다면 그 짐은 현(縣)과 향(鄕) 정부로 전이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둥관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둥관 경제는 지난 8년간 평균 11%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성장률이 2.5%에 그쳤다.
인쇄업체를 경영하며 둥관 경제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오궁쥔은 "사회 구조를 급진적으로 개혁하지 않고는 경제 전환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농민공에게 호구(호적)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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