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8. 22:07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서울경제 진영태기자 입력 2012.11.27 17
'치솟은 전셋값에 바닥 모른 채 떨어진 매매 값.'
이명박 정부 5년간 주택시장의 성적표다. 유주택자는 속절없는 자산가치 하락에 울어야 했고 세입자는 급등하는 주거비 부담에 속을 태운 셈이다. 특히 매매 시장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은 하락한 가운데 지방은 30% 이상 상승해 수도권-지방 역전 현상이 두드러졌다.
27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2월부터 현재까지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평균 37.1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매매가는 평균 3.51%의 상승률을 나타내 일 년치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억원 하던 전세, 5년 새 2억7,000만원=이명박 정부 초기 2억원인 아파트에 지난 5년간 평균 상승률(37.17%)을 적용하면 현재 시세는 2억7,400만원에 달한다. 2년마다 재계약하면서 한 번에 웬만한 샐러리맨의 1년치 연봉을 보증금으로 올려줬던 셈이다.
전셋값 상승은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하지 않고 이뤄졌다. 전북과 전남이 각각 63.7%와 63.6%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경남이 59.2%, 부산(58.6%)과 충북(55%) 등이 50%가 넘는 폭등세를 보였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32.16%, 경기도가 33%, 신도시가 26.6%, 인천이 24.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는 강서구가 42.6%로 가장 많이 올랐고 ▦광진구(39.6%) ▦중랑구(35.9%) ▦마포구(35.7%)가 그 뒤를 이었다. 비강남권의 전셋값이 오히려 강남권보다 더 높았던 셈이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가 74%나 상승했고 하남시 51.2%, 오산시 47.9%, 남양주시가 45.8% 등으로 나타났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주택시장 침체와 값싼 보금자리 공급이 전ㆍ월세 시장에 머무르는 대기수요를 양산시켰다"며 "임차인의 매매수요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세입자의 주거불안이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신도시 5억원짜리 아파트 앉아서 8,600만원 날려=매매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 전국 평균으로는 3.51%의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서울과 경기도는 각각 -4.39%와 -7.35%의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분당ㆍ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는 14.26%나 떨어졌다. 2008년 초 5억원이던 신도시 아파트가 지금은 4억1,370만원으로 8,630만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는 의미다.
서울에서는 주거 1번지로 불리는 강남구가 -16.4%로 오히려 신도시보다 더 큰 하락폭을 보였고 강동구와 송파구의 집값도 각각 13.2%, 12.8%나 떨어졌다. 한때 준(準)강남권으로 불린 과천시는 무려 20.49%에 달하는 집값 하락을 겪었다.
반면 부산ㆍ대구ㆍ광주 등 지방 5대 광역시는 31.4%가 상승했으며 기타 지방 역시 33.9%가 올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57.4%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전남ㆍ부산ㆍ경남도 46~4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종합부동산세완화ㆍ투기과열지구해제 등 규제완화에 나섰지만 투기 우려에 발목이 잡혀 과감한 부양책을 쓰지 못한 것이 수도권 집값 하락을 키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진영태기자 nothingm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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