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빨려가는 한국 IT인력

2013. 1. 23. 21:41C.E.O 경영 자료

중국에 빨려가는 한국 IT인력
중국에 빨려가는 한국 IT인력
MS 연구센터 中이전…韓 거센 감원한파
中, 높은 연봉·큰 시장 앞세워 스카우트
매일경제 기사입력 2013.01.23 09:42:43 | 최종수정 2013.01.2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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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온라인게임 개발자였던 김용민 씨(32ㆍ가명)는 지난해 10월 중국 게임 개발회사인 `텐센트`로 자리를 옮겼다. 엔씨소프트 히트작인 `블레이드&소울` 개발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그는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주춤하는 사이 중국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정보기술(IT) 인력들이 많다"며 "기존 연봉의 1.5~2배 정도 제시하고, 대우도 좋아 중국행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의 고급 IT 인력을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국내 IT 업계가 구조조정 한파로 몸을 추스르고 있는 사이 중국이 공격적으로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는 것. 고액 연봉은 물론이고 핵심 프로젝트에 선임자로 참여시키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SK컴즈 등 국내 IT 업체들은 중견급 이상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전체 직원 중 15% 규모인 400여 명, 네오위즈게임즈는 200여 명의 개발 인력을 내보냈다.

SK컴즈는 250여 명의 직원이 희망퇴직했다. 또 야후코리아는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며 200여 명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얼어붙은 시장 탓에 일자리를 구하기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절반 정도만 다음, NHN, CJ 계열, 삼성 등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여전히 몇 백명의 인재들이 시장에 풀려 있다.

이 같은 국내 IT 엑소더스 현상을 중국이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텐센트의 `QQ`라는 메신저 서비스 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는 김진성 씨(31ㆍ가명)는 "중국은 한국과 달리 개발자를 우대해주고, I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일자리 수요도 많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한국 IT 인재에겐 매력적이다. 애플, MS, 삼성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중국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장 규모와 잠재력만 놓고 봐도 소위 `돈`이 되는 장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한국 연구개발(R&D)센터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아시아(MSRA)`로 통합시켰다.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IT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