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금융..우리 현실과 자본시장법
2013. 2. 17. 23:13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기고]역사를 바꾼 금융..우리 현실과 자본시장법
- 기고 머니투데이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입력 : 2013.02.17 15:2
사료에 따르면 콜럼버스는 탐사재원을 스페인 이사벨 여왕과 귀족들로부터 사모펀드 형태로 마련했다. 콜럼버스가 획득한 1차 탐사비용은 약 200만 마라베디(1마라베디=1만4000달러)로 특히 이사벨 여왕은 전쟁으로 악화된 국가재정을 무릅쓰고 배 3척을 비롯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콜럼버스에게 금융지원이 없었다면 탐사 성공은 고사하고 자신 있게 달걀을 세울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콜럼버스 탐사뿐만 아니라 로마시대 건축물부터 파나마 운하 건설에 이르기 까지 인류 번영의 역사 뒤에는 항상 금융산업이 있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금융도시들이 주도하고 있다. 뉴욕과 런던, 홍콩은 여전히 전 세계의 자본이 집결하고 있으며 상하이, 싱가포르 등 후발주자들도 글로벌 금융 패권을 노리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금융산업의 현 주소는 어떨까? 경제, 문화,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선진국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이지만 금융산업은 아직 세계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세계경제포럼의 ‘2012년 국가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 경쟁력은 144개국 중 71위에 불과하다. 한국의 종합순위가 19위인 것을 감안하면 금융분야의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개별 성적표도 초라하기만 하다. 지난해 7월 영국의 금융 전문 월간지인 '더 뱅커(The Banker)'지에 따르면 세계 1000대 은행 중에 한국은 10개에 불과한 반면 일본과 중국은 각각 100개와 104개를 기록해 우리와 큰 격차를 보였다. 왜 국내 금융산업은 지금과 같은 위기에 처하게 됐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금융산업 스스로가 초래한 결과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외화 획득에 심혈을 기울일 때 금융산업은 상대적으로 손쉬운 국내 영업에만 힘을 쏟았다. 금융산업의 특성상 내수시장 의존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자와 수수료 기반의 단순한 수익구조는 이제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고, 금융산업 전반의 성장동력도 함께 힘을 잃어 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 금융산업도 변혁을 통해 체질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신흥시장 선점을 통해 수익원 다변화를 꾀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워야 한다.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해 국제 금융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에도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한국형 투자은행 육성, 대체거래소 설립,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 도입 등 한국 금융산업의 도약을 책임질 사안을 다루고 있다. 민생현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은 금융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일이다. 콜럼버스가 탐사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포르투갈과 프랑스를 떠돌 때 이사벨 여왕과 스페인 귀족들의 금융 지원은 역사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전 세계에서 당당히 기량을 뽐내고 있는 우리의 제조업과 건설업에 우리의 금융이 뒷받침 된다면 명마(名馬)를 얻은 명장(名將)과 같은 패기를 발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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