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3. 23:22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조선비즈 입력 : 2013.02.23 03:01
중국판 빼빼로데이의 기적
온라인쇼핑몰 1위 업체 티몰
하루에 3조3400억 매출 기록
오프라인 전체 매출액 추월
베이징의 상업거리인 왕푸징(王府井) 중심부에 있는 왕푸징백화점은 1955년 창립된 '중국 1호 백화점'이다. 이 백화점은 지난달 '왕푸징왕상상청(王府井網上商城)'이라는 인터넷쇼핑몰을 열었다. 58년 역사상 처음이다. 왕푸징백화점은 이를 위해 지난 2년 동안 상당한 자금과 인력을 들였고 구찌·프라다·버버리 등 세계 유명 브랜드 외에 오프라인 백화점에는 없는 미국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Victoria's Secret), 중국 유명 다이아몬드 브랜드 zbird.com 등을 인터넷쇼핑몰에 투입했다. 전자(電子)상거래의 주 소비계층인 20대 초·중반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전자상거래를 주축으로 한 온라인 유통시장은 최근 중국 산업계에서 가장 눈부시게 성장하는 분야이다. 전통 백화점인 인타이(銀泰)백화점이 2010년 인터넷쇼핑몰을 개관했고 중국 35개 도시에 53개 점포를 갖고 있는 말레이시아계 백화점 팍슨(Parkson)도 작년 6월 인터넷쇼핑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명 아웃렛 브랜드인 사이터(賽特·Scitech)도 2011년 인터넷에 발을 들여놓았다.
- ▲ 항저우(杭州)에 있는 중국 1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티몰의 직원들이 지난해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를 앞두고 밀려오는 주문을 처리하느라 바쁘게 일하고 있다. 직원들의 책상 위에 티몰의 로고인 검은고양이가 붙어 있다. / 궈지르바오(國際日報) 제공
◇4년 만에 1000% 성장
유통 대기업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여는 것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중국 소비시장의 '황금 금맥'으로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판매의 천국(天國)'이던 상하이(上海)의 경우, 지난해 시내 55개 백화점의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305억위안(약 5조2829억원)으로 2010년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상하이시 상업정보센터').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전자상거래센터 황리화(黃麗華) 주임은 "전자상거래가 발전함에 따라 백화점은 상품을 구입하지 않고 보기만 하는 이른바 '피팅룸'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 조사기관인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조3040억위안(약 228조원)으로 사상 처음 1조위안 '벽'을 돌파했다. 2008년 전자상거래 시장 거래액(1282억위안)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시장 규모가 10배 팽창한 것이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즈푸바오(支付�d·Alipay)는 지난해 중국 4선급 도시의 회원 수가 64%, 온라인 결제액 규모가 68% 증가해 1·2선급 대도시의 성장폭을 훨씬 웃돌았다. 이는 중국 전역에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초활황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 추세라면 3년 뒤인 2015년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3조위안(약 525조원)을 넘어 전체 소비시장의 10% 정도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판 '빼빼로데이 혁명'
지난해 11월 11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최대 B2C 업체인 티몰(Tmall·天猫)이 중국판 빼빼로데이인 '광군제(光棍節)'를 맞아 벌인 대형 판촉 행사에서 하루 만에 191억위안(약 3조34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이다. 이는 같은 해 국경절(10월 1일) 연휴 시즌에 베이징과 상하이 대규모 유통업체 530개의 매출을 모두 합친 규모(137억위안)보다 훨씬 더 많은 액수다.
2009년 티몰이 같은 행사를 했을 당시 매출액은 1억위안이었다. 이것이 2010년에 9억1000만위안, 2011년 52억위안으로 급증하더니 지난해에는 1년 만에 세 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중국 소비시장에서 온라인·오프라인 업체 역학 관계 변화와 온라인 쇼핑몰의 파워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온라인 전문 기업인 티몰과 징둥상청(京東商城)이 1·2위를 달린다. 티몰은 중국 최대 C2C 업체인 타오바오왕(淘寶網)이 만든 B2C 사이트이며, '중국의 아마존닷컴'으로 불리는 징둥상청은 최근 수년간 급성장한 신흥 온라인 쇼핑몰이다. 지난해 두 회사의 B2C 시장 점유율은 각각 56.7%와 19.6%이다.
하지만 가전(家電) 유통업체인 쑤닝(蘇寧)과 궈메이(國美) 등 오프라인 업체들의 도전도 거세다. 쑤닝의 전자상거래 회사인 쑤닝이거우(蘇寧易購)는 2009년 뒤늦게 출범했지만, 지난해 5.5%의 시장점유율로 3위가 됐다. 매출액(183억3600만위안)도 2011년 대비 210% 증가했다. 2010년 쿠바왕(庫巴網) 인수로 온라인에 들어온 궈메이는 지난해 7위(점유율 1.4%)이다.
◇온·오프라인 강자의 '8·15 혈투'
방대한 오프라인 점포망과 배송망을 갖고 있는 쑤닝과 궈메이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지각 변동을 불러올 '다크호스'이다. 이들은 제조업체로부터 대규모로 상품을 구매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자금력 면에서도 순수 온라인업체보다 우월하다. 두 회사는 온라인 시장에 승부를 건다는 각오로 작년 말 나란히 상호 뒤에 붙은 '전기(電氣)'라는 말을 떼어내고 비(非)가전제품과 중소기업 상품까지 취급하고 있다.
이에 맞서 2위 B2C업체인 징둥상청은 작년 8월 15일 대대적인 가격 전쟁을 벌였다. 류창둥(劉强東) 징둥상청 회장이 그해 8월 14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내일(15일)부터 모든 가전제품의 이익을 없애 '제로 마진'을 만들겠다. 쑤닝, 궈메이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팔겠다"고 선언하며 가격 전쟁을 선포한 것. 이른바 '8·15 가격 전쟁'이다. 이 판촉전은 징둥상청이 할인에 앞서 상품 가격을 미리 인상했다는 사실이 정부 조사로 확인되면서 1주일 만에 막을 내렸지만, 쑤닝·궈메이의 약진에 순수 온라인업체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오프라인 공룡인 월마트도 온라인으로
폭발하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외국계 유통업체에게도 기회이자 도전이다. 세계적 유통기업인 월마트는 2011년 상하이에 글로벌 전자상거래 본부를 세운 데 이어 작년 8월 중국의 온라인 수퍼마켓 분야의 강자인 이하오뎬(1�{店)의 지분 51.3%를 인수했다. 월마트는 1996년 중국에 진출해 140개 도시에 370개 매장을 열고 있는 최대 외국계 유통 기업이다. 이런 월마트가 온라인에 진출한 것은 온라인 기반 없이는 중국에서 지금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 전역에 100개 이상의 점포를 열겠다는 계획 아래 2010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독일 가전 유통업체 미디어막트는 온라인 쇼핑몰이 주도하는 치열한 가격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올해 초 철수를 결정했다. 온라인에 소극적이었던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도 최근 2~3년 사이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단위로 온라인 수퍼마켓을 열어 운영 중이다.
물론 전자상거래 시장이 '블루 오션'만은 아니다. 업체 간 살인적인 가격 경쟁으로 자금력 없는 기업은 버티기 힘들고, 징둥상청을 비롯한 상당수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결제망과 배송망 등 인프라도 문제가 있다. 작년 11월 '광군제' 당시 티몰은 거래량 폭주로 사이트 접속이 지체되고, 결제 시스템인 즈푸바오 서비스가 마비됐었다. 중소도시와 농촌의 취약한 배송망도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향후 5년간 20%가 넘는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작년 말 기준 2억명을 넘는 인터넷 쇼핑 인구가 그 원동력이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 인구(1억9300만명·2011년)는 이미 미국(1억7000만명)을 추월해 세계 최대이다. 아마존 차이나의 장젠푸(張建富) 부총재는 "미국에서는 전자상거래가 총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대에 이른다"며 "이를 감안할 때 적어도 2016년까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계속 급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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