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0% 싸게 판매" 정유사와 정면 대결 선언

2013. 3. 22. 22:2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휘발유 20% 싸게 판매" 정유사와 정면 대결 선언

  • 조선비즈 연선옥 기자
  • 조선비즈 입력 : 2013.03.22 15:00

    이태복 국민석유회사 대표./조선일보 DB

    “국내 4개 정유사는 한해 160조원의 매출을 올립니다. 정유사는 국제 유가 상승을 핑계로 앓는 소리를 하지만, 실상 국내의 높은 휘발유 가격은 대기업 정유사의 독점 구조가 만들어낸 거품입니다.”

    지금보다 20% 싼 가격으로 기름을 판매하겠다고 나선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정부와 정치권, 정유사의 담합이 지금의 과도한 기름값을 만들어냈다”며 “도입 원가와 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기름값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유사의 독점 구조는 그대로 두고 석유제품의 유통 과정에서만 가격 거품 원인을 찾는 정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태복 전 장관이 대표이사를 맡은 국민석유회사는 21일 발기인 대회를 열고 창립을 공식 선언했다. 국민석유회사는 두바이유보다 값싼 캐나다와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고 원유 정제 과정에서 쓰이는 촉매제를 국산화해 제조 원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유사들은 이 같은 구상이 비현실적이고 지나치게 안일하다고 비판한다.

    이태복 대표는 “6월 말 국민석유회사가 판매하는 휘발유를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5%까지 낮은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한 다음에는 지나치게 높게 부과되는 정부의 유류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복 대표는 처음에는 완제품을 수입해 전국 50개 주유소에서 판매한 후 반제품 수입 과정을 거쳐 2~3년 후에는 최종으로 수입한 원유를 정제하는 제5의 정유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약정으로 설립 자본금 5000억원을 마련하고 추가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면 정제 설비 마련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석유회사는 현재 온라인을 통해 총 1200억원(주당 1만원)의 약정을 달성했다. 다만 이는 향후 발행되는 주식을 사겠다는 약속일 뿐 실제로 자금을 모은 것은 아니다. 국민석유는 다음 달 초 법인 등록 절차를 마친 뒤 5월 중순 일반인 주식 공모로 실제 투자금을 받을 예정이다.

    이태복 대표는 “조만간 판매할 완제품에 대한 복수의 공급선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공급사와 운송 방법, 정제 설비 부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기존 정유사의 견제가 심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