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커플, 놀이동산서 물 마시다 1000만원 쥐다

2013. 3. 24. 21:41건축 정보 자료실

26세커플, 놀이동산서 물 마시다 1000만원 쥐다

에버랜드 디자인 공모전… 휴대용 물통 '행 버디', 2000대1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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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지망생 이호형씨(오른쪽)와 이애랑씨가 22일 서울 서초동 삼성 딜라이트에서 열린 삼성에버랜드 제1회 상품디자인 공모전 '놀라운 디자인 프로젝트'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연인과 함께 만든 디자인이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됐다는 소식에 잠을 못 이뤘다. 몇날 며칠 고민하며 완성한 디자인을 실제 상품으로 만나게 됐다. 디자이너 지망생인 이호형씨(26)와 이애랑씨(26·여)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다.

이들은 삼성에버랜드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실시한 제1회 상품디자인 공모전 '놀라운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목에 거는 휴대용 동물 물통 '행 버디'(Hang Buddy)를 만들고 얻은 영광이다.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만든 디자인이 상품화되는 건 처음이거든요. 디자이너로서의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공주대 산업디자인과 4학년 동갑내기 연인인 이들에게 이번 수상은 특별하다. 함께 만든 첫 작품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남자친구 이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작업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무척 즐거웠다"고 말했다.

'행 버디'는 목에 걸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는 동물 모양 물통이다. 동물의 팔 부분을 길게 늘여 목걸이로 만들었다. 머리는 물컵으로 사용하고 몸통에는 물이나 음료를 담도록 했다.

"물통에 동물을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을 더했습니다. 에버랜드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도록 실용성과 휴대성을 강조했어요."

처음부터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사귄지 두 달째를 기념해 놀이공원을 가려고 인터넷을 살펴보다 공모전 정보를 입수했다. 데이트 겸 공모전 아이디어를 찾아 지난해 12월31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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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거는 휴대용 동물 물통 '행 버디'(Hang Buddy)
여자친구 이씨는 "직접 가보니 식수 문제가 가장 불편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한 방안으로 물통을 떠올렸다"고 회상했다. 놀이기구를 타다보면 자주 갈증이 나지만 이동하면서 물을 마시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한 것.

"직접 가서 보고 느낀 점을 아이디어로 만든 게 수상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식수 문제는 방문객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문제잖아요. 이 물병만 있으면 갈증 해결은 물론 귀여운 동물 캐릭터도 소장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제품의 다양화를 위해 물통 종류도 원숭이와 호랑이, 토끼, 곰 등 4가지 동물 캐릭터를 기본으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삼성에버랜드로부터 "귀엽고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 버디'는 상품개발 과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실제 상품이 된다. 이들은 상품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남자친구 이씨는 "함께 작업한 작품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며 "우리의 아이디어가 상품화되면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으로 이들은 상금 1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상금 사용 계획을 묻자 "우리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로 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꿈꾸는 미래는 전공을 살려 멋진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디자인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디자인을 만들고 싶어요. 디자이너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