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정보국장 “북 위협은 과시용…핵미사일 보유 능력은 입증 못해”

2013. 4. 12. 22:5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미 국가정보국장 “북 위협은 과시용핵미사일 보유 능력은 입증 못해”

헤이글 국방 “미 본토 타격 능력 없어”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이 북한의 최근 위협과 긴장 고조 행위는 대내외 과시용이라고 분석했다. 클래퍼 국장은 11일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주최한 ‘미국이 직면한 전 세계 위협’이라는 주제의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전쟁 도발 위협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자신이 권력을 공고히 장악했음을 과시하고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대내외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퍼 국장은 또 “우리는 과거에 지금보다 더 위험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서 1968년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과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등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미 해군 군함이 납치되고 미군 병사가 비무장지대에서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졌을 때 지금보다 상황이 더 긴박했다”면서 “지금은 호전적인 언사만 많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도발을 한 뒤 물러서는 패턴을 보였지만 김정은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핵탄두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린 보고서가 공개돼 이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공화당의 더그 램본 의원이 이날 공개한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원(DIA) 보고서는 “북한이 현재 탄도미사일을 통해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 자신있게 평가한다”며 “그러나 (무기로서의) 신뢰도는 낮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청문회에 참석한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나는 그 보고서를 보지 못했고, 이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은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빚어지자 국방부는 이날 “북한 정권이 해당 구절에 언급된 종류와 같은 핵 능력을 완전히 실험, 개발, 입증했다고 시사하기는 부정확한 것”이라는 해명 성명을 냈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도 성명에서 “이 내용은 정보기관 공동체의 평가가 아니며 북한은 아직 핵미사일에 필요한 능력들을 완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가안보문서보관소가 11일 공개한 1994년 미 국무부·국방부 문서에 따르면 그해 3월25일 북한 인민군 관계자가 판문점에서 한·미 관계자에게 “우리가 먼저 남쪽을 공격할 생각은 없지만, 당신들이 공격할 것이 명백해지면 (먼저) 공격하겠다”며 ‘자위적 차원의 선제공격’을 언급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 sim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