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만도 못한’ 은행利子 손본다

2013. 5. 7. 20:40이슈 뉴스스크랩

‘쥐꼬리만도 못한’ 은행利子 손본다

수시입출금식 상품 소액예금엔 이자 0%…금감원, 실태 점검 문화일보 | 손기은기자 | 입력 2013.05.07 11:26 | 수정 2013.05.07 12:11

 

'푼돈에는 이자 한 푼도 안 준다.' 은행들이 수시입출금식 예금 상품의 잔액이 50만 원 미만인 경우 이자를 단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소액 예금이라고 해서 이자를 0%로 책정할 근거가 없다고 보고, 실태점검 후 시정조치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7일 문화일보가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산업·SC·씨티 등 주요 10개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상품 약관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 수시입출금식 상품들이 50만 원 미만 예금에 대해서는 이자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은행 수시입출금식 계좌 잔액은 264조 원으로 계좌당 약 162만 원씩 예치돼 있다.

국민은행의 인기 상품인 'KB Star*t 통장' 'KB 樂 Star통장'은 30만 원 미만 예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의 경우 평균잔액이 100만 원 미만인 경우 이자가 없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itouch우리통장' '우리신세대통장'은 우대조건 미충족 시 100만 원 미만 금액에 대해 이자를 주지 않는다. 반면 '우리닷컴통장'은 50만 원 미만에도 0.5%의 비교적 높은 이자를 적용했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신한직장인통장' '참신한통장' 등 대표 상품은 30만 원 미만 예금에 대해 이자를 주지 않았다. 하나은행 역시 '하나빅팟' '하나행복지킴이' 등의 상품은 50만 원 미만 예금은 이자가 없었다. 기업은행의 보통예금, 씨티은행의 'NEW비즈니스 A+통장'도 50만 원 미만 예금 금리는 0%였다.

금감원은 은행의 이자 지급 관행을 대폭 손본다는 방침이다. 소액 예금이라고 해서 이자를 한 푼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더구나 은행들이 전략 상품에는 소액이라도 이자를 주고 있어, 소액예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할 여력이 있는데도 수익을 위해 이자를 주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조만간 실태 점검을 끝내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은행 약관 수정을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은행 이자지급 관행 개선 작업은 최수현 금감원장의 '보험 민원 감축'에 이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두 번째 액션이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의지를 갖고 관행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은행 이자지급 약관 수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예금에 대해 이자를 전혀 안 주는 것은 큰 문제"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철저히 실태조사를 한 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기은·박정경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