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름 고갈… 전면전 능력 없다”

2013. 4. 30. 22:45이슈 뉴스스크랩

“北 기름 고갈… 전면전 능력 없다”

국민일보 | 입력 2013.04.30 18:28 | 수정 2013.04.30 21:57

 

한·미 연합군사훈련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 기간 동안 북한이 실시한 국가급 군사훈련의 규모가 김정일 체제 때보다 10배 이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준(準)전시태세' 훈련에 육·해·공군, 특수전 부대 등 군 전력을 총동원하는 바람에 현재 북한군 군수물자 공급 상태로는 전면전을 치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북한은 매월 중국으로부터 공급 받았던 5만t 수준의 원유 무상지원을 3월에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키 리졸브 훈련이 시작된 지난 3월 초부터 독수리 연습 기간이었던 이달 말까지 김정은 정권은 국가급 군사훈련으로 맞불작전을 벌였다"면서 "전투기 이륙횟수만 600∼700회에 이를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정일 정권 때도 3∼4월 군사훈련을 벌였지만 전투기 이륙횟수가 50∼70회에 그쳤었다"면서 "김정은 정권이 벌인 이번 훈련은 탱크 및 각종 포, 병력 이동 규모 등을 놓고 보면 예년의 10배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북한군은 올해 훈련에 배정받은 항공유 공급량을 거의 다 소진했는데 이로 인해 현재 전력으로는 남한과의 전면전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전투기를 띄워야 하는데 출격할 기름이 없고, 병력수송 차량조차 전부 동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북한은 전면전할 징조도 없으며 그러한 능력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의 원유 무상지원 중단은 대북 압박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월까지 무상지원을 하다 3월 들어 무상공급을 중단한 뒤 10만t의 원유를 유상으로 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연례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되는 3∼4월 통상적으로 전군 전투동원 준비태세를 발령해 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시에도 육·해·공군 합동 훈련이 진행됐지만 '무력시위'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북한군 창설 이래 몇 번 발동된 적이 없던 준전시태세를 가동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황해도 지역 4군단 소속 포병부대의 해안포 대부분을 진지 밖으로 배치해 포문을 개방하고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전투기, 탱크, 각종 포 등을 동원한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다.

지금까지 북한이 준전시태세를 발동한 것은 1968년 미국의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납북 당시와 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한·미연합 '팀 스피리트' 훈련이 처음 공세적 개념으로 전환됐던 83년 2월, 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을 때뿐이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