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1. 21:45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미 한달 정보수집만 970억건..'세계의 빅브러더'
한겨레 입력 2013.06.09 21:50 수정 2013.06.10 08:30
[한겨레]'가디언', '국경없는 정보원' 폭로
이란·파키스탄 등 중동 가장 많아
구글 등 정보 제공사실 드러나
미 의회 수년간 보고 받고도 묵인
미국이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비밀 정보의 양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도가 공개됐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화통화 기록 및 인터넷 개인정보 수집 활동이 드러난 데 이어 데이터를 분석한 지표까지 폭로돼,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빅브러더'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각) 미 국가안보국이 세계 각국의 전화와 컴퓨터망을 통해 수집한 감시 데이터를 기록·분석하는 도구인 '국경 없는 정보원'을 특종 보도했다. 이 도구는 전자우편·채팅 같은 정보를 토대로 그 내용이 아닌 정보의 수와 범주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활용해 전화·컴퓨터망 사용자들의 소속 국가와 국가별 정보량을 분석해 지도로 만든 '세계 열기 지도'도 폭로됐다. 첩보 수집량이 많은 국가 순서대로 빨강-주황-노랑-초록색이 채도별로 8단계로 구분돼 있다. 미 국가안보국은 사용자의 아이피(IP) 주소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도를 보면, 핵개발 국가인 이란, 탈레반 등 이슬람 무장세력의 근거지인 파키스탄, 미국의 중동 동맹국인 요르단 등 세 나라가 가장 높은 등급인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국가안보국이 세계에서 수집한 정보는 모두 970억건이다. 이란 140억건, 파키스탄 135억건, 요르단 127억건, 이집트 76억건, 인도 63억건 순으로 많았다. 한국과 북한은 일본과 함께 감시 강도가 가장 낮은 수준인 초록색으로 표시됐다. 미국이 그동안 이란과 파키스탄 등 적대 세력이 활동하는 국가는 물론 시리아 문제 등에서 미국과 공조해온 요르단까지 집중적인 감시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국제적인 논란이 일 전망이다.
미 국가안보국은 미국 안에서도 3월 한달간 28억9000건의 정보를 수집한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이라크 등과 같은 감시 수준인 노랑 등급이었다. 국가안보국은 전화통화 기록 및 정보통신(IT) 기업 서버 감시가 드러나 '빅브러더' 논란이 일자 "미국인의 정보는 수집하지 않았다"고 해명해왔다.
<가디언>은 최근 며칠 새 미 국가안보국의 정보 수집 활동을 잇따라 폭로해 오바마 행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9일 기밀 유출에 대해 법무부에 수사를 요청하는 것으로 맞받아, 언론자유 침해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정보수집 활동을 몇년째 보고받고도 묵인한 의회와 고객 정보를 정부에 통째로 넘긴 의혹을 받고 있는 정보통신 기업들도 '빅브러더'에 협조한 '브러더'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은 8일 "'프리즘'(인터넷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에 대해 2009년 이래 13차례나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구글 등 프리즘에 관련된 9개 회사는 '백도어'(일부러 뚫은 보안 구멍)를 부인하고 있지만, 정부가 프리즘을 인정한 상황이라 다시 해명을 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전정윤 기자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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