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50년前 그들의 행진이 미국을 바꿨다"
2013. 8. 30. 21:27ㆍ지구촌 소식
오바마 "50년前 그들의 행진이 미국을 바꿨다"
[킹 목사 연설 50주년 르포, 임민혁 특파원]
킹 목사 연설했던 링컨 기념관에 다시 선 오바마… 카터·클린턴 前 대통령도 참석
"킹 목사가 이뤄낸 것들 경각심 가져야 지킬 수 있어"
아침부터 수만명 인파 몰려 50년 前 워싱턴 대행진 재연
오바마, 킹 목사 후손들과 '자유의 종' 함께 타종
임민혁 특파원 |
흑인 인권운동가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링컨 기념관 계단에서 25만명의 시위대를 상대로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며 인종차별 철폐와 경제적 평등에 대한 희망을 외친 지 정확히 50년이 된 이날, 워싱턴 시내에는 아침 일찍부터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들은 워싱턴 중앙역 유니언스테이션부터 워싱턴 시내를 관통하며 50년 전 대행진을 재연한 뒤 '자유의 종을 울려라(Let Freedom Ring)' 행사가 열리는 링컨 기념관 앞 광장에 속속 집결했다. 참석자 대다수가 흑인이었지만, 백인도 많이 눈에 띄었고 이들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킹 목사와 오바마 대통령이 함께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백인 제롬 드레이벡(28)씨는 "킹 목사가 부르짖은 자유와 평등은 흑인뿐 아니라 미국 전체를 발전시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링컨 기념관 앞 무대에서는 정치인들뿐 아니라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흑인 배우 제이미 폭스, 포레스트 휘태커 등이 등장해 분위기를 띄웠다.
.열기는 링컨 기념관에서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입장하면서 절정을 이뤘다. 킹 목사가 연설했던 그 시각인 오후 3시, 이들은 킹 목사의 후손들과 함께 '자유의 종'을 타종했다. 이 종은 흑인 인권운동의 성지(聖地) 중 한 곳인 앨라배마주 버밍햄 18번가 침례교회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어 킹 목사가 섰던 그 자리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킹 목사는 억압받는 자와 억압하는 자 모두에게 똑같이 구원의 길을 제시했다. 그가 한 말은 모든 세대에 해당하는 것이고 시간을 떠나 힘과 예언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50년 전) 그들이 행진했기 때문에 오늘날 흑인 소년들은 더는 남의 구두를 닦지 않고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들이 행진했기 때문에 투표권이 통과됐고, 그들이 행진했기 때문에 미국이 바뀌고 백악관이 바뀌었다"고 했다. 오바마가 격정적인 목소리로 "그들이 행진했기 때문에(because they marched)"를 후렴처럼 반복할 때마다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오바마는 "하지만 킹 목사의 노력으로 얻어낸 것들은 '안주'가 아니라 끊임없는 '경각심'을 통해서만 지켜낼 수 있다"고도 했다.
오바마에 앞서 연단에 오른 클린턴 전 대통령도 "그때의 워싱턴 대행진과 킹 목사의 연설이 미국을 바꿔놨다"며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했고 당시 아칸소주의 집에서 홀로 TV를 보던 17세 소년(클린턴 자신)을 포함한 수백만명을 움직이게 했다"고 말했다
[임민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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