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멀티태스킹 뇌 훈련이 늙은 뇌도 젊게 만든다"

2013. 9. 7. 19:26C.E.O 경영 자료

"꾸준한 멀티태스킹 뇌 훈련이 늙은 뇌도 젊게 만든다"

  • 조선비즈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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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9.05 18:25 | 수정 : 2013.09.05 22:27

    과학전문지 네이처(2013년 9월 5일자) / 출처: www.nature.com
    과학전문지 네이처(2013년 9월 5일자) / 출처: www.nature.com

    멀티태스킹 비디오 게임 같은 활동을 통해 뇌를 꾸준히 자극할 경우 80대의 늙은 뇌도 20대처럼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랜시스코 캠퍼스(UCSF)의 연구진은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5일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진은 자동차 게임 ‘뉴로레이서’를 즐기는 80대 노인들의 뇌에 변화가 생기는 점에 착안했다. 뉴로레이서란 운전 도중 날아오는 표지판을 식별해 내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 방식의 컴퓨터 게임이다. 연구진은 이 게임을 지속적으로 한 노인의 경우 기억력과 집중력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런 실험 결과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20~80대 참가자들의 뇌 변화를 비교 관찰했다. 실험 초반에는 20대가 60~80대 참가자들에 비해 성과가 좋았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자 결과가 비슷해졌다. 특히 연습을 꾸준히 해온 60~80대 참가자들이 오히려 20대보다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외부 기억력과 주의력 시험에서도 20대보다 점수가 좋았다.

    미 캘리포니아대 게임 실험에 참가한 여성 / 출처: www.ucsf.edu
    미 캘리포니아대 게임 실험에 참가한 여성 / 출처: www.ucsf.edu

    실험 참가자의 뇌파 흐름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도중 60~80대 참가자들의 뇌파를 관찰한 결과 ‘세타(theta)’ 뇌파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세타는 주의력과 관련 있는 뇌파. 주로 20대의 뇌에서 활발하게 나타난다. 연구진은 이들의 뇌에서 주의력을 관할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활동이 “20대 뇌와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참가자들의 뇌 인지 능력이 게임 외 일상 활동에서도 좋아졌다는 점. 연구진은 게임에서 얻은 혜택이 “다양한 인지 능력의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했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가 뇌 과학의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며 반기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학계의 관심사였던 주의력과 기억력 개선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네이쳐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제목을 뽑았다. 뇌 과학의 판도를 바꿀 연구라는 뜻이다. MIT대의 일 밀러 교수는 이번 연구가 “노화로 성능이 악화된 뇌가 훈련을 통해 젊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판단은 이르다는 측도 있다. 로체스터대의 다프네 바벨리 박사는 NYT에 “뇌 훈련을 통한 주의력과 기억력 향상 분야의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을 통해 뇌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올바른 훈련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