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 특정품목 쏠림 현상…강소기업 키워야 ‘수출 4강’ 보인다

2013. 11. 29. 20:43C.E.O 경영 자료

 

[위크엔드] 대기업 · 특정품목 쏠림 현상…강소기업 키워야 ‘수출 4강’ 보인다

 

 

50년만에 5500배…한국 수출산업 미래는?

 

 

2011년 중기 수출비중 33% 불과

한국 수출 1위 품목도 61개 뿐

R&D 투자 확대로 경쟁력 강화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육성 땐

4년내 수출규모 일본 넘어설 수도


‘50년 만에 5500배’

한국 수출호(號)는 말 그대로 가파르게 그 몸집을 불려왔다. 1964년 연간 수출액 1억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의 수출액은 50년이 채 되지 않은 2013년 10월 월 수출액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연간 수출액은 5500억달러가량으로 추정된다.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말 그대로 기적적인 성장이다.

수출의 성장은 한국경제의 발전과 다름 아니다. 반도체, 선박, 자동차 등 제조업의 수출경쟁력에 힘입어 한국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가장 모범적으로 탈출한 국가로 칭송받았다. 반면 대ㆍ중소 기업 간 수출 격차, 부품ㆍ소재 기반 취약 등 고질적인 문제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취약점을 해결해 질적인 도약을 이뤄내느냐의 여부가 향후 한국 수출산업의 운명을 가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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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위 ‘수출 대국’ =전쟁을 막 끝낸 1954년 한국의 수출액은 고작 2400만달러, 무역액은 2억4200만달러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수출 증대는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하면서 비롯됐다. 정유ㆍ비료ㆍ화학ㆍ전기기계 등의 기간산업과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1970년대 초 전체 수출의 90%를 제조업이 차지하면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이에 힘입어 1974년 한국의 무역 규모는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1980년대에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기계산업 등이 성장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19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에도 한국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업 등의 수출 경쟁력을 발판 삼아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헤럴드경제

이에 지난 2011년 한국은 수출 5150억달러, 수입 4850억달러를 달성하면서 총 무역 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했다. 무역 규모 1조달러 달성은 대외적으로 한국이 거대 선진 경제권에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국격 상승의 지표다. 지금까지 세계 국가들 가운데 수출입을 합산한 교역 규모 1조달러를 넘긴 나라는 미국, 일본 등 8개국에 불과하다.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나날이 발전을 거듭해왔다. 1950년 당시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 순위는 85위, 10년 뒤인 1960년에도 88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1970년 43위로 급상승한 데 이어 1980년에는 26위로 뛰어올랐다. 1990년과 2000년 각각 11위와 12위를 기록하게 됐다. 이제 대한민국은 당당 세계 7위권에 자리한 수출 대국이다.

▶수출 4강 국가 되려면? =향후 한국의 수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 특정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구조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소ㆍ중견 기업의 수출 비중은 지난 2001년 42.9%에서 2010년 34.5%, 2011년 33.0%로 낮아지고 있다. 2011년 기준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이 61개로 중국 1431개, 독일 777개, 일본 229개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도 독일의 ‘히든 챔피언’과 같은 글로벌 강소 기업이 부재한 탓이다. 또 국내 제조업 생산여력의 한계가 있는 만큼 현재와 같은 상품 수출로는 지속적인 수출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제조업만으로는 더이상 수출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유통물류, 컨설팅, 금융과 같은 고부가 지식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수출전략 상품으로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도 수출 기반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원천기술 및 핵심 소재의 취약성도 여전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 4강 진입을 위한 조건’ 보고서를 통해 “현재 좁혀지고 있는 한ㆍ일 간 시장점유율 격차 축소 추세가 유지된다면 2017년 이후 한국 수출 규모가 일본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연구ㆍ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고부가, 부품ㆍ소재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급속하게 팽창하는 개발도상국 수출시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