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6. 20:27ㆍ건축 정보 자료실
[취재X파일] 요즘 분양 대행사들 떼돈 번다는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요즘 아파트 분양 시장에 불이 붙었습니다.
1순위에서 청약 마감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미분양 아파트도 느닷없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규모가 수백채에 달합니다. 한 채를 약 3억원으로 가정한다 해도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최근 급격히 발생하고 있는 셈입니다.
아파트 건설사들은 신이 났습니다. 1, 2년 전만 하더라도 서로 안 하겠다며 계약금 10%를 내고 확보했던 땅마저 반납하던 건설사들이 다시 택지 확보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제 향후 3~4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런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말이 있지요.
"미분양 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며 흥분한 건설사 직원들 뒤에서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분양 대행사 직원들입니다.
이들이 최근 그야말로 대박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사연인즉슨 이렇습니다.
아파트가 분양에 돌입하면 건설사들은 대개 분양 대행사를 씁니다. 분양 대행사는 견본주택에서 상품 안내와 각종 문의 응대 등을 전담하며 분양을 최대한 촉진하는 업무를 합니다.
분양 초기에 건설사 대부분은 분양 성공을 낙관합니다. 그래서 분양 대행사 직원들에게 약 150만원 전후의 월급을 주면서 청약, 계약 등의 진행업무를 담당하게 합니다.
청약에서 이 건설사가 내놓은 아파트가 인기를 끌어 금방 판매가 완료되는 경우 건설사는 분양 대행사 사용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 청약 후 정해진 계약 기간 개시 일주일여 만에 100% 판매완료되는 경우도 더러 있기는 합니다.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분양 대행사 직원이 내방객을 안내하고 있다. |
미분양이 장기화될 경우 언제 판매 완료가 될 지도 모르고, 그런 상황에서 분양 대행사 직원들 월급을 꼬박꼬박 챙겨주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는 속도전이 되는 겁니다. 분양 대행사도 하루 빨리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시간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다시 말해 분양 개시 후 전반전은 월급제, 후반전은 성과급제로 운영하는 겁니다.
전반전에서 후반전으로 접어들면 분양 대행사도 대부분 바뀌는 게 일반적입니다. 전반전에서는 기본적인 역할을 하면서 최대한 순조롭게 일정을 진행하는 분양 대행사가 필요한 반면, 후반전에서는 실제 계약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공격적인 '조커'가 필요한 겁니다.
그들이 후반전에 나선 시점이 지난해쯤입니다. 2013년만 해도 아파트 미분양이 소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악성 미분양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 시장은 후반전에 돌입한 상태였고, 분양 대행사들은 후반전 새로 투입된 조커였습니다. 이들이 최근 의외로 떼돈을 번 주인공들입니다.
월급은 없이 계약건당 약 500만~1000만원의 성과급을 받기로 했는데 올해 들면서 미분양 아파트들이 수백채 팔려나가면서 수십억원을 벌었다는 겁니다.
실제 현장에서 이런 이야기는 무성하게 들려옵니다.
지난해 대형건설사 2곳이 김포 지역에서 분양한 2700여가구 대단지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계약건수가 1000여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접어들면서 무섭게 팔리기 시작하더니 현재 총 2400여가구가 계약됐다고 합니다. 새로 1400여가구가 새롭게 계약되면서 이 아파트 분양 대행사는 몇달만에 수십억원의 돈을 벌었다는 얘깁니다.
수년간 적체된 악성 미분양 아파트 때문에 이런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큰 돈을 번 분양 대행사 관계자들이 최근 아파트 청약 열풍 현상을 보면서 쓴 맛을 다시고 있다고 합니다.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적체된 시장에서는 '대박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지만 최근 아파트 청약 열풍에 왠만한 사업장에서 미분양분이 좀처럼 나오지 않으면서 차세대 먹거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에 시달린다는 겁니다.
역시 양이 있으면 음이 있는 법입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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