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8. 21:25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공급과잉 해소하자"..해외로 눈돌리는 철강업체들
조선비즈 유호 기자 입력 2014.06.08 13:45
국내 철강업체들이 잇달아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해외 현지 판매 비중을 높여 철강 시장의 공급과잉을 극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생산 원료를 현지에서 직접 조달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포스코·동국제강 해외 시장에 첫 일관제철소 확보, 동부제철은 해외 공장 인수
해외 생산 기지 건설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국내 철강업계 1위 포스코(005490)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가동했다. 해외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한 것은 포항제철소를 가동한 지 40년 만에 처음이다.
↑ 포스코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전경. /조선일보DB
↑ 동국제강 브라질 일관제철소 CPS 부지 전경. /조선일보DB
↑ 동부제철 베트남 내 선철공장 전경. /조선일보DB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세운 건 인도네시아의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1인당 연간 철강 소비량은 40㎏으로 한국의 2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제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인도네시아의 철강 수요는 125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원가 절감을 위해 인도네시아 철광석 사용 비중을 단계적으로 30%까지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철광석이 기존 수입 철광석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 인도네시아에 슬라브(후판의 반제품) 150만톤과 후판 60만톤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를 연결하는 철강벨트를 완성해 동남아시장을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인도 마하라스트라주에 연간 생산능력 180만톤 규모의 냉연공장을 올해 안에 준공할 예정이다. 오디사주에는 제선·제강 등 상공정 프로젝트를 연결해 일관제철 생산 계획을 완성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 인도제철소는 총 12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주정부와 부지확보를 위한 임대계약과 광산탐사권 승인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도의 1인당 철강 소비량은 중국의 13% 수준으로 소비 잠재력은 높은 편에 속한다"며 "인도 정부가 제조업과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들면 포스코 인도법인의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국제강(001230)은 브라질 철광석 업체 발레, 포스코와 함께 브라질제철소 CPS를 건설하고 있다. 브라질 동북부 지역 세아라주에 건설하고 있는 브라질제철소는 동국제강이 창립한 지 60년 만에 처음 짓는 일관제철소다. 올 2015년 말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를 위해 24억3400만달러(약 2조48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이 첫 일관제철소를 국내가 아닌 브라질에 지은 이유는 원가 절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브라질은 철강 원료인 철광석이 풍부해 현지에서 원료를 쉽게 조달할 수 있다"며 "생산 원가를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제철소에서 생산한 슬라브를 국내 시장에 조달할 방침이다. 고품질의 슬라브를 브라질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되면 원가 경쟁력은 물론 해양플랜트용 후판과 같은 고급 후판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제철(016380)은 지난달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 내 딘부스틸 선철공장을 2100만달러(약 215억원)에 인수했다. 선철 가격과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고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2013년 말부터 공장 인수를 검토해 왔다.
동부제철은 선철을 베트남 현지에서 조달하면 기존 원료투입 단가보다 약 15% 정도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올해 말이면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또 다른 해외 지역을 원료 기지로 삼아 생산 기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철강 시장 공급과잉 해소 기대…장기적으로는 생산 구조 분업화도 가능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데는 이들 지역의 철강 수요는 많지만, 업체 간 공급 경쟁은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남아와 인도, 중남미 지역은 철강 수요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글로벌 업체들의 투자는 적었던 곳이다"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철강 공급과잉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철강 업체들은 이를 해소할 수요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정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위기와 조선·건설경기의 장기 침체가 겹치면서 철강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며 "국내 철강 업체들은 국내·외 철강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해 설비 투자를 확대했지만 공급과잉을 부추긴 꼴이 됐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철강 업체들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와 중남미 시장을 선점해 공급과잉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분석한다. 전승훈 KDB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은 철강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장 시장"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해외 현지 생산을 강화하는 것도 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이 해외 현지에서 가격경쟁력만 확보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 거점이 늘어나는 만큼 지역별 제품 차별화도 가능해 철강 생산 분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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