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똥, 굴 껍데기로 쇳물을 만든다고?

2014. 9. 29. 20:52세계 아이디어 상품

쇠똥, 굴 껍데기로 쇳물을 만든다고?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2014.09.28 09:00:00 송고

 

쇠똥, 굴 껍데기와 같은 폐기물이 친환경 제철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News1

현대제철이 쇠똥, 굴 껍데기와 같은 친환경 대체연료 및 첨가물을 활용한 조강 생산에 나선다.

28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올 초 특허 출원한 제철 공정에 쇠똥을 활용하는 기술을 연내 상용화할 방침이다. 이 기술은 쇳물을 만들 때 쇠똥과 가루석탄(미분탄)을 1대3으로 섞어 연료 효율을 최고 30%까지 높이는 친환경 공법이다.

말린 쇠똥은 같은 무게의 코크스보다 열량이 35% 높은 부생가스를 발생시키며 연소시 열효율을 30%p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이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앞서 최적의 품질을 맞출 수 있을 때까지 투입 비율을 바꿔가며 테스트 과정을 거친다는 방침이다.

인근 축사에서도 처치 곤란으로 버려지는 쇠똥을 제철 원료로 되팔 수 있다는 점에서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진 인근 홍성, 서산, 태산, 예산에서 일일 발생하는 쇠똥의 양만 4500톤에 달한다. 일부는 퇴비로 쓰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비용을 들여 폐기물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닷가에서 나오는 굴 껍데기도 조강 생산을 위한 첨가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천연 자원으로 다양한 분야에 재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최근까지 쓰레기로 방치돼 왔던 것이 현실이다.

현대제철은 쇳물을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석회석 대신 굴 껍데기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통상 쇳물을 만들기 위해 고로 안에 철광석과 코크스를 넣고 녹이는 과정에서 각종 불순물이 발생한다. 석회석은 이런 불순물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대신해 석회질이 풍부한 굴 껍데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굴 껍데기는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석화물질인 생석회의 원료로 매우 적합하며 원료로써의 품질도 석회석에 비해 매우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제철은 이런 굴 껍데기의 성분에 착안, 석회석을 대체할 첨가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당진 제철소가 서해안 바닷가에 인접해 있어 대부분 버려지는 굴 껍데기를 활용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셈이다.

현대제철은 연간 10만톤 가량의 석회석을 굴 껍데기로 대체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 연간 150억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012년 하반기부터 ‘자원순환형 제선기술’ 개발을 중점과제로 다른 폐기물과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고효율 제철조업 기술개발을 추진해 온 성과가 빛을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원료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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