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유죄” 김상환 판사, 재판 맡은 후 국정원 간부 출신인 친형과도 연락 끊어

“원세훈 유죄” 김상환 판사, 재판 맡은 후 국정원 간부 출신인 친형과도 연락 끊어

경향신문 원문 |입력 2015.02.12 23:0

 

판결문엔 “국정원, 유죄 받고 더 큰 신뢰 얻기를…”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항소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김상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0기·사진)의 친형이 국정원 간부 출신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그는 “국정원이 국민의 더 큰 신뢰를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등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의 친형은 지난해 초까지 국정원 고위 간부로 재직했다. 이 때문에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항소심을 맡게 된 후엔 친형 및 그 주변 인사들과의 통화까지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김 부장판사는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친형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기관에 법의 냉철한 심판을 가한 것이다. 그런 만큼 그의 고민도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판결문 결론부의 상당 분량을 할애해 국정원에 대한 재판부의 ‘애정 어린 기대’를 기술했다.

판결문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이종명(전 국정원 3차장)의 말에서 받은 강한 울림을 우리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군은 전쟁을 준비하는 기관이지만 국정원은 지금 현재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고 전적으로 공감했다. 국정원이 이 나라를 위해 경우에 따라 생명의 위험까지 따르는 임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외면한 게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 사건에서 문제된 특정 사이버 활동만이 관련 법률에 반함을 명백하게 지적함으로써 국정원의 헌신과 노력이 본연의 업무수행을 위해서만 집중되도록 해 장차 국민의 더욱 든든한 신뢰를 얻기 바라는 것에서 비롯된 판단”이라고 했다.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