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크리트 작전에 이란 가세…종파갈등 우려도 제기

2015. 3. 3. 20:56지구촌 소식

 

티크리트 작전에 이란 가세…종파갈등 우려도 제기

 

수니파 근거지서 대규모 시아파 군사작전…성패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이라크 정부군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티크리트를 탈환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개시한 가운데 이란이 이 작전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지난해 IS의 수중에 넘어간 티크리트는 이라크 북부 살라후딘주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과거 수니파 정권을 이끈 사담 후세인의 고향이자 현 이라크 시아파 정권에 대한 반감이 높은 곳이다.

따라서 같은 시아파인 이란이 이 작전에 발을 담갔다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오히려 종파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연합뉴스

(AP=연합뉴스) 이라크 헤즈볼라 대원들이 2일(현지시간) 나자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교전 중 사망한 동료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 이날 이라크군은 시아파 민병대, 수니파 부족 무장조직과 합동으로 IS가 장악한 티크리트와 일대 주요 도시를 탈환하는 작전을 개시해 교전을 벌였다. Iraqi Hezbollah fighters carry the coffin of their comrade, Ali Mansour, who his family says was killed in Tikrit fighting Islamic militants, during his funeral procession, in the Shiite holy city of Najaf, 100 miles (160 kilometers) south of Baghdad, Iraq, Monday, March 2, 2015. Backed by allied Shiite and Sunni fighters, Iraqi security forces on Monday began a large-scale military operation to recapture Saddam Hussein's hometown from the Islamic State extremist group, state TV said, a major step in a campaign to reclaim a large swath of territory in northern Iraq controlled by the militants. (AP Photo/Jaber al-Helo)


일단 미국은 이번 작전에 미군은 어떠한 지원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라크에 의한 단독 작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작전에서 미군이 이라크군을 도와 공습을 수행하거나 조언을 해준 것이 없다"며 "작전 계획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이라크가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이 작전에 가담했는지에 대해서도 워런 대변인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익명의 미국 관리들은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이미 이란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이란은 이번 작전에 대포와 로켓, 무인기 등을 동원하는 한편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는 이라크 부대와 함께 지상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IS로부터 티크리트를 탈환하는 것은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티크리트는 역시 IS가 장악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과 수도 바그다드를 잇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다른 중동 국가들은 이란의 역할이 작전 성공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지켜보면서도 한편으론 이 중요한 작전에 이란이 끼어드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수니파 근거지인 티크리트에서 시아파군이 대대적으로 작전을 전개하다가 실패할 경우 종파 갈등을 키울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이런 점을 우려해 그동안 이란에 대해 '이라크 내전까지 재촉발할 위험이 있다'며 지원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여러 차례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우린 이라크에서 종파적 긴장을 촉발하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질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NYT는 미국이 그동안 이라크 정부에 최우선으로 요구해왔던 사항이 바로 시아파 정권과 소수 수니파 간의 통합 문제였다면서 "이번 작전은 이라크 북서부를 되찾는 중추적 전투가 되거나 유혈 종파 갈등을 부추기는 싸움 둘 중 하나"라고 전했다.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