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림자…사기ㆍ공갈 범죄 사상최대

2015. 11. 2. 19:13이슈 뉴스스크랩

불황의 그림자…사기ㆍ공갈 범죄 사상최대

- IMFㆍ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많아져

[헤럴드경제=강승연ㆍ김진원 기자]경제불황 등의 여파로 지난해 사기범죄가 사상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대법원의 ‘2015 사법연감’에 따르면 범죄 행각이 적발돼 법정에 세워진 사기ㆍ공갈사범은 지난 20년 동안 약 4배 증가해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4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1997∼1998년 IMF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우리 경제가 휘청거렸을 때보다도 많은 것이다.

불황을 틈타 횡령ㆍ배임사범도 덩달아 증가, 지난 한 해 6600여명이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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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ㆍ공갈범 사상 최대…경제범죄 꾸준히 증가=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고수익을 원하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공략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여기에 최근엔 IT(정보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이용한 스미싱이나 보이스피싱 등의 사기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사기ㆍ공갈 사건은 22년 간 4배 가까이 증가해 사기 피해자들을 양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1심 형사재판에 넘겨진 사기ㆍ공갈사범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4만308명을 기록했다.

사기ㆍ공갈범은 1990년대 초ㆍ중반 1만명 안팎을 맴돌다가 IMF 사태를 겪은 뒤 1998년 2만1397명으로 처음 2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가 절정에 달했던 2009년 3만9788명으로 늘어났다가, 이듬해 3만4720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어 2013년 3만8483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더니 작년엔 급기야 4만308명을 기록한 것이다.

또 횡령ㆍ배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 역시 지난 10년 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횡령ㆍ배임사범은 1997년 3504명이었으나 IMF 직후인 1998년 4589명, 1999년 5197명으로 늘었다. 2009년엔 6800명을 넘으며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2012년 5617명까지 줄었으나, 2013년 6506명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6607명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다.

▶형사 배상명령액도 사상 최대=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법원의 배상명령액도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배상명령이란 형사사건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범행으로 인해 발생한 물적 피해를 물어달라고 요구했을 때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가해자에게 보상을 명령하는 것을 말한다.

사법연감 집계를 보면 지난해 형사사건 배상명령액은 2012년 691억원, 2013년 1187억원으로 늘더니 작년엔 사상 최고액인 1470억원에 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기 사건 같이 재산 범죄로 인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사기 피해를 입은 이들이 형사재판 중 재판부에 배상명령을 신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