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미군 공습으로 막대한 재정 타격..테러 위험성은 더 커져

IS, 미군 공습으로 막대한 재정 타격..테러 위험성은 더 커져

뉴시스 | 오애리 | 입력 2016.04.03. 14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지난 수 개월에 걸친 미군의 집중적인 공습으로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재정이 실질적이고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대테러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군이 석유 시설과 금융기관들을 집중적으로 공습한 결과, IS가 대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군사 작전을 벌이는데 필요한 재정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IS 지도부의 재정난과 조직 내부의 부패,절도 등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벨기에연방경찰·AP/뉴시스】벨기에 연방경찰은 22일 오전(현지시간) 브뤼셀 공항에서 테러를 저지른 범인으로 보이는 용의자 3명의 폐쇄회로CC)TV 사진을 공개했다. 3명 중 왼쪽과 가운데 남성은 자살폭탄테러범으로 추정되며 오른쪽 모자를 남성은 도주 중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2016.03.23

IS는 최근 현금 부족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조직원에 주던 돈을 절반으로 줄였다. IS 지역으로부터 탈출한 사람들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수개월동안 급여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부족한 재정을 메꾸기 위해 세금을 대폭 늘이거나 돈을 더 걷어들인 정황도 들어났다.

미군의 공습으로 인해 IS 소유의 정유시설이나 유조차 등은 이전에 비해 현재 약 3분의 1로 줄어든 상태이다. 여기에 유가 하락에다 개솔린을 만들어 팔 수있는 능력까지 줄어들면서 IS의 석유관련 수입은 이전에 비해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대테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이후 미군은 이른바 '파도 2 작전'이란 이름으로 IS의 유정, 정유소,파이프라인, 트럭 등에 대한 공습을 200회 이상 단행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군이 이라크 모술에 있는 IS의 현금보관 금고시설에 약 907kg짜리 폭탄 2개를 투하해 폭파해 버리기도 했다. 해당 시설은 IS가 대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작전을 수행하는데 들어가는 자금을 보관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곳에 얼마나 많은 현금이 보관돼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당시 소식통은 CNN에 "수백만(달러)는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재무부의 테러자금 담당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긍정적인 톤(tone)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미국)가 (IS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IS)이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만큼 갈 길이 멀다"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IS는 최근 수개월동안 장악하고 있던 땅도 상당부분 잃었다. IS가 이른바 '칼리프 국가'의 영토로 선언한 곳은 이전에 비해 약 40%나 줄어든 상태이다. '영토'가 줄어들면서 '국민'도 감소해 조세수입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다. 외부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알카에다와 달리 IS는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의 시설 운영 수입, 세금, 요금부과 등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점령지들을 잃고 심각한 재정위기를 앓고 있다고 해서 IS의 위협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파리테러,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 등 최근 유럽에서 IS 테러가 급증한 것과 IS의 재정 능력 약화 간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전문가들을 IS가 갈수록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점에 특히 우려를 나타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3월 22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 연쇄 테러는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세력이 위축되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IS가) 이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며 "이런 종류의 공격이 더 많이 발생하기 시작한 건 이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aer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