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조정래 "내 손주도 중고생, 창의성 마멸시키는 韓 교육 뜯어고쳐야"

2016. 7. 14. 21:37C.E.O 경영 자료

[신율의출발새아침] 조정래 "내 손주도 중고생, 창의성 마멸시키는 韓 교육 뜯어고쳐야"

YTN | 입력 2016.07.14. 09:54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7월 14일(목요일)
□ 출연자 : 조정래 소설가

-교육문제, 하루 이틀 일 아냐, 소설 쓸 수밖에
-교육부 고위 관료 망언, 국민 모독, 용납할 수 없는 일
-韓 성적 비관 자살, 하루 1.5명, OECD 국가 중 단연 1위
-韓 사교육비 20년 간 40조 넘어, 뜯어고치지 않으면 미래 없어
-韓-日 교육 급진성장, 암기 한계, 창의성 마멸시켜
-국민공청회 열어서라도 교육 개혁해야
-韓 교육 관료들의 신분제 고수 욕구, 무성의 등 바탕, 교육 개혁 의지 전혀 없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많이들 읽어보셨을 텐데요. 이런 소설들의 저자인 조정래 작가가 ‘정글만리’란 작품 이후, 한국의 교육문제를 다룬 소설로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신작 소설 이야기와 함께 한국 교육, 무엇이 문제인지 조정래 작가와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 조정래 소설가(이하 조정래): 네, 안녕하세요.

◇ 신율: 3년 만에 신작을 내셨어요. 교육문제를 다룬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 조정래: 네.

◇ 신율: 교육하면 또 얼마 전에 있었던 교육부 고위 관료의 ‘민중의 99%가 개, 돼지다. 민중은 개, 돼지고 먹여 살리기만 하면 된다.’ 신분제에 대한 옹호 발언,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지금 교육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 졌어요. 어떤 생각하셨습니까?

◆ 조정래: 지금 교육 문제는 하루 이틀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소설로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는데요. 어떻게 공교롭게 시기가 맞아 떨어져서 교육부 고위 직책에 있는 사람이 그런 망언을 하면서 국민적 분노를 사고, 국민을 모독하는 죄를 저지르고, 이렇게 되었습니다. 용납할 수 없는 비극적인 일이죠.

◇ 신율: 그렇죠. 이건 용납 될 수도 없고, 이해가 일단 안 되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교육문제에 대해서 소설을 쓰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어요?

◆ 조정래: 그러니까 지금 교육 문제가 여러 국면에서 심각한데요. 첫 번째가 중고등학생들이 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게 연간 550명 정도 됩니다. 하루에 1.5명이 죽어 가는데, 이것은 OECD 34개 국가 중에 1위입니다. 세계적으로 1위입니다. 이런 비극이 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이죠. 교육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토양을 만들기 위한 기초적인 작업인데, 그것 때문에 청소년들이 죽어간다는 게 있을 수 있는 겁니까? 이건 우리 교육 전체가 잘못되었다는 증거고, 두 번째는 지금 사교육이 범람해가지고 20년 동안 40조가 넘는 사교육비가 투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의 경제유발효과는 20%밖에 안 되니까, 32조원의 돈은 매해 부동산 투기 같은 곳으로 사교육재벌을 만들어내면서 경제 불황의 몇 가지 요소 중에 하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서 지금 뜯어고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소설을 쓰게 된 것입니다.

◇ 신율: 그런데요. 그게 교육만 뜯어고쳐서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회 구조도 좀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 조정래: 그러니까 이게 4가지 국면이 있죠. 정책적 국면과 사회적 국면과 학교 체제와 학부모, 이 네 가지가 동시에 개혁하려고 하는 출발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 신율: 이 소설 쓰시기 전에 또 많은 사례 같은 것도 수집하시고 이야기도 많이 들으셨을 것 같은데요. 학부형들 이야기, 학생들 이야기도 많이 들으셨어요?

◆ 조정래: 취재 대상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학생, 학부모, 선생, 이 세 그룹을 다 취재를 균형 있게 했죠.

◇ 신율: 그렇군요. 그래서 이걸 쭉 취재하시면서 우리나라 교육이 이렇게 바뀌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그 방향성, 그건 뭐라고 보세요?

◆ 조정래: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빨리 하기 위해서, 일본이 그랬듯이 암기식 교육을 시켜서 선진국들의 기술을 모방하거나, 베끼거나 해서 추격성장, 급진성장을 추구했습니다. 일본도 성공했고, 우리도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의 한계가 암기를 하다보니까 창의성을 마멸시키는 일만 해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게, 일본은 지금 4만 5천불에서 좌절해서 20년 불황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2만 5천불에서 10년 가까이 불황에 빠져 있습니다. 이것을 넘어가려면 서구 유럽처럼 창의력 교육, 토론식 교육, 논술식 교육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소설 속에서 밝혀놓고 있습니다.

◇ 신율: 그리고 입시 제도도 좀 바뀌어야 할 것 아니겠어요?

◆ 조정래: 바뀌어야죠. 창의력 교육을 하는 환경에서는 자연히 바뀝니다.

◇ 신율: 그런데 또 우리나라는 어떤 확고한 기준이 없으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게 사회적 신뢰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거든요.

◆ 조정래: 그러니까 우리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국민 공청회를 열어서 6개월이고 1년이고 교육 개혁을 전제하고, 잘못된 것을 통렬하게 반성한 다음에, 선진 독일이나 덴마크나 노르웨이나 핀란드나 성공 사례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것을 사람을 파견시켜서 배우고, 그들을 초청해서 도움을 받고, 이렇게 전 국민이 나서면 금방 바뀝니다. 우리가 경제발전을 단시일에 이루어냈듯이 우리가 그런 역사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의지가 지금 전혀 없다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작가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죠.

◇ 신율: 의지가 없는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사회 기득권 계층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보십니까?

◆ 조정래: 소설 속에 밝혀놓고 있는데요. 기득권을 고수하고자 하는 것, 이번에 교육 관료가 말한 그런 식의 신분제를 고수하고 싶어 하는 욕구, 그리고 무성의, 또 정권이 계속 바뀌면서 교육문제를 자신들이 고치면 된다고 생각해서 무리하게 잘못하고 있는 것, 이런 것들이 합해져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어쨌든 지금 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켜서 교육 문제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는데요. 사실 조정래 작가님도 손주가 있을 거 아닙니까?

◆ 조정래: 네, 둘이나 있습니다.

◇ 신율: 몇 학년인가요?

◆ 조정래: 고1, 중1입니다.

◇ 신율: 저는 이제 우리 애들이 그 과정 거치고 대학 졸업했는데, 문제는 이제 또 취직이 문제예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둘 중에 하나가 숨 끊어질 때까지 AS가 지속되어야 하는데요. 이 부분도 사실 고쳐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조정래: 그럼요.

◇ 신율: 어쨌든 저도 꼭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정래: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조정래 작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