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자동차···인도에 밀리고 멕시코에 쫓기고

2017. 4. 26. 19:19C.E.O 경영 자료

위기의 한국 자동차···인도에 밀리고 멕시코에 쫓기고

 

한국 자동차의 글로벌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제치고 세계 완성차 생산국 5위로 올라선 인도가 한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멕시코가 매섭게 추격해오고 있다.

26일 코트라 첸나이 무역관에 따르면 인도의 승용차 생산량은 매년 6.9% 성장해 2023년이면 5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승용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8.2% 늘어나 역대 최고치인 369만대를 기록했고, 상용차 역시 8.4% 늘어나 81만대를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보인 2011년 89만대에 근접하고 있다. 승용차만 보더라도 2020년까지 지금의 3배에 가까운 1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50만대(승용차 280만대, 상용차 70만대) 규모인 내수시장도 경제성장에 힘입어 2026년에는 3~4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인도의 차량 교체 주기는 약 8~10년이지만 향후 2~3년간 기존 차량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이 커지면서 인도 시장 내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 현대차에서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가 성공을 거둔 이후 마힌드라 등 경쟁사들도 유사한 사양와 가격을 갖춘 신차를 대거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

인도의 성장세에 비하면 한국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완성차 생산은 2011년 역대 최대인 465만7094대를 생산한 뒤 450만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전년보다 7.2% 감소한 422만8536대를 기록했다. 인도가 448만8965대를 생산하면서 한국을 6위로 밀어냈다.

한국이 자동차 생산국 순위에서 6위로 떨어진 것은 2005년 프랑스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선 이후 11년 만이다. 전 세계 자동차 생산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5년 5.0%에서 지난해 4.4%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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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뒤에는 멕시코가 자리한다. 매년 10%가량 성장하며 중남미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로 떠오른 멕시코는 지난해 359만7462대를 생산하며 한국을 바짝 쫓고 있다. 전 세계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한국과 멕시코의 격차는 0.6%포인트에 불과하다. 멕시코는 2020년까지 생산량을 5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어서 이대로라면 조만간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가 넘는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도 멕시코 자동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면서 북미 3개국에서 멕시코가 차지하는 생산량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분석가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멕시코에서 생산시설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어 멕시코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올해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경제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내수 판매가 줄면서 올해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417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