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월급줄어 불만, 기업은 일손부족…勞使 모두 "이건 아니다"
2018. 5. 6. 03:40ㆍC.E.O 경영 자료
근로자 월급줄어 불만, 기업은 일손부족…勞使 모두 "이건 아니다"
최초입력 2018.05.02 17:51:49
최종수정 2018.05.03 09:31:12
최종수정 2018.05.03 09:31:12
아무도 웃지 못하는 현실
◆ 근로시간 단축 후폭풍 ① ◆
하지만 직원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은 표정이다. 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병철 씨(41·가명)는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월급이 50만원 넘게 줄어들 것 같다"며 "그동안 매달 고정적으로 써온 씀씀이가 있는데 갑자기 줄어들면 대출을 받는 것 외에 방법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줄어든 수당만큼 임금을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근로시간 단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 근로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1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 감소를 우려하는 근로자들의 하소연이다.
자신을 3교대 근무자라고 밝힌 한 직장인은 "지금까지 잔업으로 급여를 더 받아가며 생활을 했는데 주 52시간으로 통제를 해버리면 3교대 근무 특성상 52시간보다 근무시간이 더 줄어버릴 수 있다"면서 "거기에서 발생하는 급여 차이는 아이 2명을 키우며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타격"이라고 호소했다. 또 "일자리를 나눠 청년실업을 줄이는 것은 너무나도 좋지만 현 근로자들에 대한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시급제로 일하는 회사원의 아내라고 밝힌 네티즌은 "남편은 시급제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인데 근무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들면 기존 월급에서 100만원 정도가 내려간다"면서 "아이 둘을 키우면서 학원비에 빚도 갚아야 하는데 저축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대기업 근로자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대기업에서 30년 일해왔는데 근로시간 단축으로 실질임금이 100만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면서 "당장 퇴직금도 몇천만 원 날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각종 조사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이 월급봉투를 홀쭉하게 만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월평균 임금이 41만7000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연구원과 한국기술교육대 임무송 교수 등에 따르면 월평균 임금이 제조업은 13.1%, 서비스업은 10.5% 줄어든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불만이 근로자들에게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육계시장 1위 기업 하림은 7월 주 52시간 근무를 앞두고 신규 인력을 구하고 있으나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려면 생산인력을 20%가량 늘려야 하는데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다. 익산이라는 지리적 문제도 영향을 미쳤지만 주 52시간 근무로 공장에서 일할 때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게 회사 인사팀의 인식이다.
하림의 생산직 여성의 평균 급여는 연 3500만원 정도인데 근무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제한하면 소득이 300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 이 급여 수준으로는 숙련도가 높은 생산직 노동자를 구하기 힘들다. 하림 고위 관계자는 "우리 생산직 여성들은 대부분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데 단축된 노동시간으로는 도저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다"며 "신규 채용만 어려운 게 아니라 기존 직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중소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알루미늄 소재의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알루미늄 제품의 경우 24시간 설비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2교대를 3교대로 바꿔야 하는데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고 구하더라도 비숙련공이 늘어나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2교대로 받는 월급도 적다면서 회사에 잘 오지 않는데 3교대 월급을 받고 오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이덕주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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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셋째)이 2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준동 대한상의 부회장(왼쪽 넷째)을 비롯한 주요 기업 임원들과 함께 '노동시간 단축 관련 기업인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호영 기자]
경기도에 위치한 건축자재업체 A사는 5월부터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정했다. 오는 7월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앞서 먼저 시범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주당 평균 70시간 가까이 일했던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하지만 직원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은 표정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 근로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1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 감소를 우려하는 근로자들의 하소연이다.
자신을 3교대 근무자라고 밝힌 한 직장인은 "지금까지 잔업으로 급여를 더 받아가며 생활을 했는데 주 52시간으로 통제를 해버리면 3교대 근무 특성상 52시간보다 근무시간이 더 줄어버릴 수 있다"면서 "거기에서 발생하는 급여 차이는 아이 2명을 키우며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타격"이라고 호소했다. 또 "일자리를 나눠 청년실업을 줄이는 것은 너무나도 좋지만 현 근로자들에 대한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시급제로 일하는 회사원의 아내라고 밝힌 네티즌은 "남편은 시급제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인데 근무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들면 기존 월급에서 100만원 정도가 내려간다"면서 "아이 둘을 키우면서 학원비에 빚도 갚아야 하는데 저축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대기업 근로자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대기업에서 30년 일해왔는데 근로시간 단축으로 실질임금이 100만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면서 "당장 퇴직금도 몇천만 원 날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각종 조사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이 월급봉투를 홀쭉하게 만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월평균 임금이 41만7000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연구원과 한국기술교육대 임무송 교수 등에 따르면 월평균 임금이 제조업은 13.1%, 서비스업은 10.5% 줄어든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불만이 근로자들에게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육계시장 1위 기업 하림은 7월 주 52시간 근무를 앞두고 신규 인력을 구하고 있으나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려면 생산인력을 20%가량 늘려야 하는데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다. 익산이라는 지리적 문제도 영향을 미쳤지만 주 52시간 근무로 공장에서 일할 때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게 회사 인사팀의 인식이다.
하림의 생산직 여성의 평균 급여는 연 3500만원 정도인데 근무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제한하면 소득이 300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 이 급여 수준으로는 숙련도가 높은 생산직 노동자를 구하기 힘들다. 하림 고위 관계자는 "우리 생산직 여성들은 대부분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데 단축된 노동시간으로는 도저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다"며 "신규 채용만 어려운 게 아니라 기존 직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중소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알루미늄 소재의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알루미늄 제품의 경우 24시간 설비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2교대를 3교대로 바꿔야 하는데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고 구하더라도 비숙련공이 늘어나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2교대로 받는 월급도 적다면서 회사에 잘 오지 않는데 3교대 월급을 받고 오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이덕주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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