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北과 좋은 관계 위해 엄청난 경제적 타격 감내하는 중"

2019. 5. 15. 19:54C.E.O 경영 자료

"文정부 北과 좋은 관계 위해 엄청난 경제적 타격 감내하는 중"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 경제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경제·무역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있다."

제프리 샷(Schott)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국면에 한국이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 참가를 논의하는 등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CPTPP는 일본·호주·뉴질랜드·캐나다·멕시코·싱가포르·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 회원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14일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 참석한 제프리 샷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이태경 기자
미중 무역전쟁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한국 정부가 냉정하게 경제 진단을 한 뒤 CCTPP 같은 다자간 무역협정에 참여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수출 감소와 글로벌 보호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포괄적·점진적 CPTPP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샷 연구위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로서는 6월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에는 합의 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14일 조선일보 주최로 열린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만난 샷 연구위원은 1983년부터 미국 경제·통상 분야 전문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몸 담고 있는 국제무역 전문가다. 그는 "관세 공방이 오가는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동력은 물론, 국제 무역 시스템의 효율성도 끌어내릴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중국 정부가 6월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됐다. 6월 전까지 미국과 중국 정부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희박해 보인다. 지금 단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직접 만나서 동의하지 않는 이상 그 어떤 협상도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두 지도자가 오는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대면하는 자리에서 합의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역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로서는 6월 말 전까지는 미래가 불투명하다."

14일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 참석한 제프리 샷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이태경기자
―6월에도 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처럼 국제 무역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 제품을 더 많이 사들이기 때문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오산이다. 중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만 6.4%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상당히 양호한 상태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부담을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상쇄할 여력도 미국보다는 크다.

미국도 1분기에는 기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수많은 지표가 경기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금처럼 관세가 확대될 경우 이에 따른 피해는 25%의 관세가 붙은 제품을 사는 미국 소비자와 부품 및 중간재를 비싸게 사야하는 전자·IT 기업이 가장 먼저 느낄 것이다. 빠른 시일 내로 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무역전쟁이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

―한국에게 미국과 중국은 중요한 무역 파트너다. 한국 정부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의 최대 피해자다. 2017년 미국의 TPP 탈퇴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까지 모두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국의 무역정책에 따른 비용과 피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엄청난 경제적인 타격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한국 경제가 받은 피해의 규모와 정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최근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부진했던 만큼 정부의 발빠른 대응이 시급하다. 한국 정부는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CPTPP 가입이 그 중 하나다. 한미 무역협정을 토대로 만든 CPTPP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이 CPTPP에 가입하면 회원국을 등에 업고 중국과 유리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등 잠재적인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재은 기자 jaeeu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