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지난해 내내 0%대 '충격'
"低물가는 수요부진 탓"
근원물가도 20년來 최저 수준
외부충격 없었는데 소비 부진
정부 "디플레는 아니다"
석유류가격 하락 등 공급 요인 커
새해 물가 年 1%대 상승할 것
"低물가는 수요부진 탓"
근원물가도 20년來 최저 수준
외부충격 없었는데 소비 부진
정부 "디플레는 아니다"
석유류가격 하락 등 공급 요인 커
새해 물가 年 1%대 상승할 것
201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1965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다. 이마트 서울 용산점 신선식품 매장에서 31일 소비자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4년 만에 0%대 물가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2019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2019년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0.4% 상승했다. ‘메르스 사태’가 터지고 중국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까지 겹쳤던 2015년(0.7%) 이후 4년 만에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수요를 끌어올리는 힘이 크지 않은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 무상교육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으로 소비자물가가 역대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저물가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 등 공급 측면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2020년 소비자물가는 연간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 우려도
전문가들은 “2019년엔 금융위기 등 외부 충격이 없었음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소비 부진이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상승률이 낮은 데는 정부 설명대로 공급 측 요인이 아주 없지는 않다”면서도 “최근 들어서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요부진 요인이 저물가에 더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물가가 지속하는 가운데 집값 거품이 터지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면 자산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경제가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된다. 디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서 일정 기간 지속해서 0% 아래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돼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격이 하락하거나 매출이 증가하지 않을 때 가계와 기업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게 아니라면 제품을 사거나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태훈/성수영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