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비례당 비난은 잠시"… 진중권 "양정철 꼭두각시 노릇, 대권그릇 못돼"

2020. 3. 9. 13:05C.E.O 경영 자료

이낙연 "비례당 비난은 잠시"… 진중권 "양정철 꼭두각시 노릇, 대권그릇 못돼"

유병훈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0.03.09 09:51 수정 2020.03.09 10:57

李 전 총리, 비례 연합 정당 참여 놓고 "비난은 잠시, 책임은 4년 이어져" 발언

陳 전 교수 "욕 먹어도 고 해놓고 당원들에 책임 떠넘기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친여(親與) 시민단체들이 제안한 '비례대표용 연합 정당' 참여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부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하나마나한 투표"라고 했다.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의 표만으로도 당의 입장을 '찬성' 쪽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또 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인 이낙연 전 총리가 전날 회의에서 "비난은 잠시고 책임은 4년간 이어질 것"이라며 비례 정당 참여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한 데 대해 "'욕 먹어도 고(go)', 본인의 철학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윤리의식도 문제지만, 친문(親文)한테 묻어가려고만 하는 걸 보니, 애초에 대권주자 할 그릇이 못 된다"고 했다.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 창당, 당원 대부분 찬성할 것"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에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는 여론조사를 거론하며 "당원들은 아무래도 일반시민보다 당리당략이나 선거공학에 더 민감하다"면서 "(연합정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원이 아닌 일반시민이고, 당원의 대부분은 비례연합정당에 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한심한 것은 집권여당이 이런 문제 하나 스스로 결정 못해 이를 당원투표로 떠넘겼다는 것"이라며 "공당(公黨)이 완전히 팬덤 정치에 먹혀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저 (당원 대상) 투표는 옛날 운동권이 대학선거를 통해 총학생회 잡아먹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라며 "아무리 잘난 후보라도 저렇게 조직된 세력과 싸워 총학생회장에 당선될 수는 없다. 말이 선거지 야바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이들에 관한 보고서를 내고, 그 보고서가 최고위에 전달돼 논란이 벌어져 전(全) 당원 투표에 붙여지는 프로세스 자체도 사전에 이미 정해져있던 것"이라며 "비례연합정당에 반대하는 당내 목소리를 민주적으로 무력화하면서 비난을 피하기 위한 운동권의 전형적 작풍(作風)"이라고 했다.

◇"이낙연, '욕먹어도 고' 철학 드러내⋯ 남의 팬덤에 얹혀 갈 생각"

이 전 총리는 전날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의 이 발언은 원칙을 뒤집는다는 비난을 받더라도 안정적 의석 확보를 위해서는 비례 정당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마냥 총리 하다가 대통령 하러 정치판으로 내려왔으면 자기 '메시지'가 있어야 할 거 아니냐"며 "(그런데 이 전 총리는) 그게 없다. 그냥 무색무미무취"라고 했다. 그는 "그러니 이 중요한 상황에서 고작 양정철의 꼭두각시 노릇이나 하는 것"이라며 "이럴 때 자기가 선대위원장으로서 단호하게 판을 정리해 줬어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욕 먹어도 고(go) 했으면 책임이라도 져야지, 책임은 당원들에게 떠넘기느냐"며 "대권후보는 대의를 내걸고 싸워서 쟁취하는 거다. 저만의 메시지를 던져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고, 그걸로 지지자를 스스로 확보해야지, 그냥 남의 팬덤에 얹혀 갈 생각이나 하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