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코로나 대응은 총선용 선전…” 요미우리신문 칼럼 '파문'

2020. 3. 27. 03:02C.E.O 경영 자료

“文정부, 코로나 대응은 총선용 선전…” 요미우리신문 칼럼 '파문'

도요우라 준이치 서울지국장 “文정권 레임덕 우려, 총선 이기려고 임기응변식 정책”

전경웅 기자입력 2020-03-23 17:39 | 수정 2020-03-23 18:19

"이러지 않았다면 감염자 폭증 막았을지 모른다”

▲ 지난 2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우한코로나 대응 경제계와의 간담회 모습.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한 코로나가 곧 종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신문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이 총선 승리를 위한 선전용에 불과하다고 지적,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다.

요미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다던 문재인 정권의 행동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2일 7면에 “[월드뷰]국민 미혹하는 선거용 선전”이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도요우라 준이치(豊浦潤一) 서울지국장이 썼다. 도요우라 지국장은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했던 말과 행동 몇 가지를 지적했다. 2월12일 보건복지부차관의 발언, 2월13일 문재인 대통령 발언, 2월21일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발언, 같은 날 외교부의 설명 등이 그것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차관은 지난 2월12일 공식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지역축제나 시험 등 집단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튿날 문 대통령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대응’ 간담회에 참석해 “방역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이라고 친절하게 풀이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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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51명이 됐다. 전날에 비해 20명 늘었다. 21일에는 53명이 늘어 104명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중국발 입국을 지금이라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그러나 “중국인이 코로나-19를 감염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에 다녀온 우리 국민이 감염원일 때가 더 많다”고 반박했다.

같은 날 외교부는 기자들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방한 시기는 양국 외교당국 간에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음에도 3~4월에 시진핑 방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고집했다.

요미우리 “한국, 감염자 폭발적 증가 막을 수 있었을지도…”

▲ 지난 5일 일본이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를 취한 날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한 강경화 외교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요우라 지국장은 김 복지부차관과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한 뒤 “(한국이) 이런 식으로 경계를 풀지 않았다면 코로나-19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를 막았을지도 모른다”고 평했다.

“이는 단순한 낙관이라기보다 임박한 총선에 대한 초조함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풀이한 도요우라 지국장은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쟁점이 되는 총선 때까지 소비심리가 계속 냉각되면 선거에서 여당이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해 (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 성급하게 발언한 것 아닌가. 정부의 최고지도자가 위기관리가 필요한 국면에서 스스로 신뢰를 실추시키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일본과 중국에 다른 태도, “코로나-19 방역의 모범” 선전도 모두 총선용

도요우라 지국장은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의 방한에 계속 목을 맨 것, 일본에만 유독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도 4월 총선과 결부시키면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비자 무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총선 전 시진핑의 방한을 실현시켜 외교적 성과를 거둔다는 시나리오를 단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그는 “한국발 입국제한을 한 나라 가운데 유독 일본에만 상응한 조치를 취한 것 또한 일본에 강경대응하지 않으면 지지층이 반발할까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문재인 정권의 미흡한 코로나-19 대처 과정을 총선에 대입하면 해석된다던 도요우라 지국장은 “총선에서 패배하면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문재인 정권은 레임덕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래서 승리가 우선이고, 국민을 이해시키는 것 등은 임기응변식이어도 좋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도요우라 지국장은 그러면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한국 국민들에게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이라는 선거용 구호는 잡음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