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의혹제기는 민주주의 공고히 하는 길"

2020. 5. 12. 14:54C.E.O 경영 자료

"부정선거 의혹제기는 민주주의 공고히 하는 길"

기사입력2020.05.12. 오전 10:02

[인터뷰] 의혹 주요 근거 된 美 미시간대 보고서 의뢰한 정훈 와세다대 부교수

'2020년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드러난 부정(Frauds)'. 윌터 미베인 미국 미시간대 교수가 4월28일 발표한 보고서 제목이다. 보고서는 파장을 낳았다. 이를 근거로 "이번 총선은 부정선거"란 의혹이 제기됐다.

미베인 교수는 해당 보고서를 직접 썼지만, 이를 의뢰하고 자료를 제공한 사람은 따로 있다. 정훈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준교수(부교수)다. 그동안 말을 아껴온 정 교수가 5월6일 시사저널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열었다. 그는 "미베인 교수가 명예를 걸고 공개한 보고서를 누군가의 요청을 받은 조악한 것으로 보도한 태도는 유감"이라고 밝혔다.

ⓒ정훈 제공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보고서를 엉터리로 번역해놓고 사라졌다"고 주장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개표 조작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미친 것"이란 표현까지 썼는데.

"나는 내 해석이 맞는지 누구나 검증할 수 있도록 보고서 원문과 (미베인 교수의) 이메일 내용을 전부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특히 총 244개 지역구에서 선거 부정이 일어났다는 '통계모형상의 예측'은 4월28일 미베인 교수가 내게 보낸 이메일에 설명돼 있다. 미베인 교수는 본인이 개발한 부정선거 탐지 프로그램을 사용해 그동안 여러 나라의 선거 부정을 예측했고, 그러한 예측은 대체로 적중한 바 있다. 선거 탐지분야의 최고 권위자로부터 선거부정이 의심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는데, 이를 단순한 개표조작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고 본다."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

"나는 선거 부정이 반드시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다만 총선에서 매우 이례적인 투표 양상이 나타났다. 또 미베인 교수의 분석 결과 선거 부정이 의심될 만한 통계자료가 나왔다. 그래서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스포츠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총선에 대한 사후 조사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것과 비슷하다. 조사 결과 부정이 없었다는 게 밝혀진다면 얼마나 환영할 일인가. 총선에 대한 의혹제기는 결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미베인 교수와는 개인적으로 어떤 관계인가.

"나는 처음에 이번 총선에서 선거부정이 일어났다는 사람들의 주장을 전혀 믿지 않았다. 의문을 품기 시작한 건 매우 이례적으로 나타난 여러 통계적 결과들을 보고 나서다. 이러한 자료들을 와세다대 동료 교수들에게 보여줬다. 그들은 한결같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충격적인 결과'란 반응을 보였다. 그중 한 명은 미베인 교수가 본인의 박사 과정 지도교수였다면서 '한번 직접 의뢰해보라'며 나를 연결시켜줬다. 미베인 교수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미베인 교수에게 어떤 통계자료를 제공했나.

"어떤 자료를 갖고 통계적 분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베인 교수에게 두 개의 서로 다른 데이터셋(set)을 줬다. 하나는 인터넷에 공개된, 누군가 만든 영어 자료(gofile.io/?c=s0sqyW)다. 다른 하나는 선관위가 공개한 통계를 어떤 분이 엑셀에 옮긴 자료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는 미베인 교수가 첫 번째 데이터셋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나온 결과물이다. 미베인 교수는 현재 다른 사람들이 제공한 데이터셋으로 추가 분석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머지않아 새로운 결과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미베인 교수에 대해 "사전투표율을 100%로 표시하는 선관위의 집계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지적했는데.

"그 문제에 관해 미베인 교수한테 직접 문의했다. 그는 '수많은 선거데이터를 분석하며 다뤄본 적이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사전투표 지표 변수(prevote indicator variables)를 통해 통제·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즉 미베인 교수의 말은, '거의 모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율이 100%로 집계된 데이터를 사용한 것 자체가 결과의 왜곡·과장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한국 정치권과 특별히 관계가 있나.

아무런 관계도, 소속 정당도 없다.

※ 정훈 부교수 약력

2006년 서울대 철학과 졸. 2012년 미국 코넬대 철학 석·박사. 2017년 미국 로체스터대 정치학 석·박사. 기본 연구 분야는 게임이론 및 사회선택이론에 기반한 철학·정치경제학(PPE).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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