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3. 18:37ㆍC.E.O 경영 자료
"통합당, 아날로그DNA 당장 버리고 청년정치인 키우자"
`8년만에 복귀` 박진 통합당 당선인, 지도부에 쓴소리
21세기 디지털 시대 왔는데
낡은 보수 이미지 못 벗어나
美처럼 청년정치회의체 만들어
2030세대와 호흡 맞춰야
한미동맹 정상궤도 올려놓고
악화된 한일관계 회복도 시급
이희수 기자
입력 : 2020.05.12 17:10:29 수정 : 2020.05.12 21:58:32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3선 경력을 쌓은 박진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왔다. 4·15 총선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종로를 떠나 서울 강남을에서 4선에 성공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박 당선인은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8년간 야인 생활을 했다. 통합당은 "빼앗긴 보수의 텃밭 강남을을 탈환하라"며 그를 다시 정치권에 소환했다.
보수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박 당선인은 "꼰대 보수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2030 디지털 세대와 소통하고 청년 정치인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8년 만에 여의도에 복귀했는데.
▷18대 국회를 끝내며 정치에 대한 실망과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스스로 19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8년간 정치를 떠나 넓은 세상에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 강단에서 석좌교수로 청년들을 가르치며 젊은 세대의 고민을 논하고, 정책 싱크탱크를 만들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대해 토론했다. 그동안 경험한 모든 것을 새 정치를 위해 쏟겠다. 강남에서만큼은 초선이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
―지난 8년간 정치 지형이 많이 달라졌는데.
▷19대 국회에서 보수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박수받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막힌 국정 상황을 풀기 위한 협치와 소통이 안 보였다. 당시 새누리당의 이런 모습에 국민들은 크게 실망했고 그 결과 대통령 탄핵이란 수모를 겪었다. 20대 국회 역시 최악의 국회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당제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모았지만 대화와 타협이라는 가치를 상실하며 실망만 안겼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선 동물국회가 재연됐고 꼼수 비례정당 출현으로 국회선진화법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국민은 무엇보다 `일하는 국회`를 원한다. 21대 국회에선 바뀌어야 한다.
―슈퍼 여당을 상대로 야당의 역할은.
▷거여야소 구도에서 야당의 역할은 정부의 실책을 매섭게 비판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비록 숫자는 적지만 사명감 있는 야당의 자세로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무너진 민생 경제를 살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총선 참패 후 통합당은 `난파선`이 됐는데.
▷새로운 원내대표는 조속히 당내 갈등과 혼란을 수습하고 진로를 설정해야 한다. 지금은 당대표 부재와 선거 참패로 비상 상황인 만큼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당을 혁신적으로 추스르고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자매 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통합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한다면.
▷21세기가 디지털 시대인 만큼 통합당은 아날로그 DNA를 바꿔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젊은 디지털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낡은 보수라는 편견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2030 디지털 세대와 적극 소통해야 한다. 인구 절반이 사는 수도권에서도 겨우 1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건 심각한 불균형이다. 지금 통합당은 다시 영남당 모습으로 되돌아온 것 같다. 물론 영남 기반은 중요하지만 전국 정당이 되려면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통합당을 어떻게 혁신해야 하나.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와 같은 한국형 청년정치행동회의(KPAC)를 육성해야 한다. CPAC는 1974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연설 이후 꾸준히 활성화됐다. 이젠 매년 2만명 넘는 당원이 모여 보수 정치의 미래를 논한다. 이 중 60%가 처음 참석하는 소위 `뉴커머`다. 뉴커머 중 절반은 대학생과 고교생이다. 우리도 젊은 보수의 외연과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사랑받는 수권정당, 전국정당으로 거듭나 2년 후 반드시 정권을 탈환해야 한다.
―보수 진영이 나아갈 방향은.
▷철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 지난날의 과오를 씻어내야 한다. 나아가 국민을 섬기는 민생정치·책임정치를 추구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무너진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과 서민 복지 정책을 합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보수와 복지는 반대 개념이 아니다.
변화하는 보수는 민생이 어려울 때 과감히 서민 복지를 확대할 수 있는 혜안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문재인정부의 잘못된 경제 정책, 외교 고립, 남북 관계 실패 등을 바로잡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 특히 외교 분야에서는 표류하는 한미 동맹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중국에 대해서는 의연한 자주 외교를 하겠다. 악화된 한일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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