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15. 08:39ㆍ이슈 뉴스스크랩
살아있는 뇌세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 최초의 ‘생물학적 두뇌로봇’이 탄생했다.
이 로봇은 원시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자체 판단에 따라 움직임을 결정해 말 그대로 ‘생각하는 로봇’으로 불릴 수 있다는 평가다.
영국 레딩대학 연구진은 13일 쥐의 뇌에서 추출한 뇌세포의 판단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로봇 ‘고든(Gordon)’을 개발했다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는 쥐의 뉴런(신경계의 구조적·기능적 단위)을 배양해 만든 약 30만개의 살아있는 뉴런을 음파로 움직이는 로봇과 결합시킨 것으로, 이 뉴런들은 현재 장애물을 돌아가고 벽을 피해 이동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고든을 통해 두뇌가 특정데이터를 어떤 방법으로 저장하는지, 기억들이 뇌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뇌 관련 질환의 발병 원인과 치유책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쥐의 태아로부터 뉴런을 채취해 효소로 각 뉴런 사이의 연결부를 제거한 뒤 60개의 전극이 연결된 가로 세로 8㎝의 ‘다중전극판(MEA)’에 배열했다. MEA는 살아있는 두뇌와 기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합성된 뇌는 로봇의 바퀴를 움직이도록 전기신호를 보내주는 한편 주변 환경에 반응하는 센서들의 신호를 수신하게 된다.
실험 결과 뉴런들은 처음부터 매우 분주하게 움직여 첫 24시간 안에 서로를 탐색하고 연결망을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1주일 안에 자발적인 전기신호를 내보내며 정상적인 쥐나 사람의 두뇌와 같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없으면 이 두뇌는 두달 안에 죽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험 결과 고든은 일정부분 자가학습도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벽에 부딪힐 경우 센서로부터 전기 신호를 받는 상황이 반복되면 경험으로 학습하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