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 DNA

2008. 8. 15. 21:29이슈 뉴스스크랩

환갑이 넘은 나이까지 한 기업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30년간 세계 100대 기업의 생존율은 38%이며, 미국과 일본의 경우 20% 초반으로 하락한다. 고도 성장을 하면서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한 한국에서는 100대 기업 생존율은 10%대 중반으로 낮아진다. 1000대 기업으로 확대해도 생존율은 70%대에 그친다.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경쟁이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흥망성쇠는 가속화하고 있다.

 

건국 60주년인 올해 한국 1000대 기업 가운데 창립 60주년이 넘은 기업은 50개사에 불과하다. 1, 2차 오일쇼크에 외환위기라는 고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들의 생존 비결을 분석하면 외부 환경이라는 변수는 2차적인 것일 뿐이다. 무리한 사업 확장을 지양하는 내실 경영을 추구하면서도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혁신과 변신 노력 없이는 기업의 존속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시대 흐름에 맞춘 지속적인 변신=한국기네스협회가 인정한 국내 최고령 기업인 두산(창립 122년째)은 외환위기가 닥치기 전에 한발 먼저 구조조정 및 사업재편에 나서 고성장을 누리고 있다. 잡화상점으로 출발한 두산은 100년가량 한국 소비재산업의 대표주자였지만 1990년대 들어 식음료 사업을 매각하고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중공업과 기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큰 성공을 거뒀다. 구조조정을 시작한 1996년에 3조9000억원이었던 두산그룹 총매출은 지난해 18조6000억원으로 4배 증가했다.

 

차입을 최소화하고 무리한 사업 확장을 지양하는 ‘짠돌이 경영’의 삼양사도 90년대에 신성장동력으로 의료 사업에 투자, 현재 다국적회사가 90%를 장악하고 있는 수술용 봉합사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등 꾸준하게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LG그룹의 지주사인 ㈜LG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고객 인사이트’ 경영으로 올해 주력 계열사 3사가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한우물 파기=대림산업은 현대건설과 함께 지난 40년간 10대 건설사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단 2곳뿐인 업체 중 하나다. 현대건설의 경우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장수 업체는 대림산업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의 장수 비결을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와 건설업에 집중하는 ‘한우물 파기’ 등 두 가지로 꼽는다. ㈜한진도 물류업 본연의 사업에 집중한 것이 장수의 비결로 꼽힌다.

 

유한양행, 중외제약, 일동제약, 종근당 등 제약회사들은 사람을 살리는 업종에 대한 창업자들의 자부심 아래 새로운 제품 개발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우물 파기를 통해 환갑이 넘은 나이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이들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ㆍ개발(R&D) 투자 비율은 5%가 넘는다.

 

▶노사 간 상생과 협력 정신=외국의 대표적 장수기업인 GE, 엑손모빌, 존슨앤존슨 등은 인적자원에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고 노사 상생의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장수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최고경영자(CEO)가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고 직원 의견을 청취하며, 회사에는 노사 간 가족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직원과 직원 가족을 한 식구로 여긴다는 ‘가사불이(家社不二)’ 문화의 한국타이어는 지난 93년부터 사무직과 생산직 사원 중심으로 사원의 만족도를 측정해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과 노조위원장, 대의원이 정기적으로 연수회를 갖는다. 삼양사 울산공장 노조의 경우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울산지역 다른 노조들이 파업 동참을 종용받자 설비점검기간에 파업을 해 회사의 피해를 ‘0’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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