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5. 11:24ㆍ지구촌 소식
미국 금융위기의 거친 파도가 실물경제를 본격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의회가 현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 의회는 오는 16일부터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 인사들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주택가격 폭락, 혼탁한 월가, 주관적인 신용평가 행태 등 작금의 경제 위기가 어디서부터 기인된 것인지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실물경제 부문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금융 경색으로 인해 경제 전반에 원활한 돈 흐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우량기업들조차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용사정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제조업 분야가 흔들리면서 일선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으며 소비 지출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위기의 남자’ 그린스펀 = 미 의회는 오는 16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금융위기 규명 청문회를 개최한다. 16일에는 조지 소로스 등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출석한다. 17일에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를 비롯한 신용평가기관 최고경영자들이 출석하며 23일에는 그린스펀 전 FRB의장과 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거래위원장, 존 스노 전 재무장관이 출석한다. 금융위기의 직·간접적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들이다. 이중 최고 관심은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쏠려 있다. 적지 않은 경제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이 2001년 이후 닷컴 붕괴의 충격을 흡수한다는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저금리정책을 편 것이 주택가격 거품의 원인이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린스펀은 지난 20여년간 미국 경제정책의 기조가 돼온 ‘자유방임주의’를 진두지휘해 결국 금융기관들의 관리감독이 부실하게 됐다는 비판도 듣고 있다.
◆암울한 지표들 =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리보(런던은행간 금리)가 전일보다 0.06%포인트 상승한 4.21%를 기록해 올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보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은행들끼리도 대출을 꺼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회사들조차 시장에 대해 여전히 신뢰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회사채 역시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AAA 회사채(최고등급)’ 가격이 9월들어 전달대비 6.5% 떨어져 1989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주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새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49만7000명으로 나타나 9·11 테러가 있었던 200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무부 통계에서도 8월 공장주문이 지난 2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 제조업 경기가 이미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회복에 긴 시간 필요” =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장과 크리트 메이어 부학장은 2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현재의 위기를 해소하려면 떨어지는 집값부터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든 주거용 모기지의 이자율을 30년래 최저수준인 5.25%로 고정한 뒤 이를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과 패니메이가 직접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주택 시세보다 모기지가 많을 경우 별도의 기관을 만들어 해당 모기지 이율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이날 뉴욕에서 주미 한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주택가격이 안정되기 전에는 금융회사들이 대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빨라도 내년 상반기는 돼야 주택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이후 신용이 회복되는 데 20∼30년이 걸렸다”며 “이번 금융위기로 붕괴된 신용이 회복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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