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기여
2008. 11. 1. 10:05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지평선/11월 1일] 삼성경제연구소
|
100년 만에 한번 올까말까 한 해외발 '금융ㆍ신용 쓰나미'의 파괴력에 묻혀 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번 파동의 전개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삼성에 적잖은 신세를 졌다. 모두가 공포와 절망에 사로잡혀 우왕좌왕할 때 삼성은 정부가 '불감청 고소원'이라고 반길 만한 의견을 여럿 내놓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유가의 70달러 대 하락을 맞힌 여세를 몰아 천정부지의 원ㆍ달러 환율도 결국 1,040원대로 수렴될 것이라며 정부의 쏠림 주장을 지지했고, 사장단 회의는 9월 위기설이나 한국판 서브프라임 우려 등이 고조될 때마다 앞장서 차단했다.
▦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0월 중순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향방' 보고서다. 주요국의 고단위 처방이 시장에서 거의 먹히지 않고 국내외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카산드라적 예언만 쏟아내던 당시 이 보고서는 "10월 말, 늦어도 11월 초면 최악의 국면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용감하게 주장했다. 국제유가 전망을 둘러싼 골드만삭스와의 경쟁에서 삼성경제연구소가 KO승을 거둔 직후여서 이 주장은 즉각 화제가 됐다. 연구소는 파장을 염려한 듯 주장의 근거를 묻는 질문에 "보고서에 밝힌 내용 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 보고서의 논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단순히 유동성 혹은 신용위기의 단계를 넘어 신뢰위기로 전이ㆍ확산됐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이 위기의 향방은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대형 금융기관의 추가파산 가능성에 의해 좌우되는데,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공적자금 투입과 정책 공조가 이 가능성을 크게 줄일 것이라는 쪽에 베팅했다. 아울러 신뢰위기가 지속되는, 확률 30%의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여기서 보고서가 가장 경계한 것은 불신이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다.
▦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K 머튼이 처음 이론화한 자기실현적 예언은 '상황에 대해 잘못된 판단이나 정의를 내려 다음 행동들이 처음의 잘못된 생각을 현실화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비관적(낙관적) 생각이 비관적(낙관적)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적어도 어제까지의 시장상황을 보면 삼성경제연구소는 시장의 부정적인 자기실현적 예언을 걱정하면서도 긍정적인 자기실현적 예언을 이룬 셈이다. 연구소가 한미간 달러스와프 계약의 성사를 예견했는지는 모르지만 '달러 우산' 하나에 요동치는 우리 시장의 처지가 왠지 곤궁하고 불안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유가의 70달러 대 하락을 맞힌 여세를 몰아 천정부지의 원ㆍ달러 환율도 결국 1,040원대로 수렴될 것이라며 정부의 쏠림 주장을 지지했고, 사장단 회의는 9월 위기설이나 한국판 서브프라임 우려 등이 고조될 때마다 앞장서 차단했다.
▦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0월 중순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향방' 보고서다. 주요국의 고단위 처방이 시장에서 거의 먹히지 않고 국내외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카산드라적 예언만 쏟아내던 당시 이 보고서는 "10월 말, 늦어도 11월 초면 최악의 국면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용감하게 주장했다. 국제유가 전망을 둘러싼 골드만삭스와의 경쟁에서 삼성경제연구소가 KO승을 거둔 직후여서 이 주장은 즉각 화제가 됐다. 연구소는 파장을 염려한 듯 주장의 근거를 묻는 질문에 "보고서에 밝힌 내용 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 보고서의 논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단순히 유동성 혹은 신용위기의 단계를 넘어 신뢰위기로 전이ㆍ확산됐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이 위기의 향방은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대형 금융기관의 추가파산 가능성에 의해 좌우되는데,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공적자금 투입과 정책 공조가 이 가능성을 크게 줄일 것이라는 쪽에 베팅했다. 아울러 신뢰위기가 지속되는, 확률 30%의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여기서 보고서가 가장 경계한 것은 불신이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다.
▦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K 머튼이 처음 이론화한 자기실현적 예언은 '상황에 대해 잘못된 판단이나 정의를 내려 다음 행동들이 처음의 잘못된 생각을 현실화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비관적(낙관적) 생각이 비관적(낙관적)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적어도 어제까지의 시장상황을 보면 삼성경제연구소는 시장의 부정적인 자기실현적 예언을 걱정하면서도 긍정적인 자기실현적 예언을 이룬 셈이다. 연구소가 한미간 달러스와프 계약의 성사를 예견했는지는 모르지만 '달러 우산' 하나에 요동치는 우리 시장의 처지가 왠지 곤궁하고 불안하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부도가능성 사실상 제로 (0) | 2008.11.01 |
---|---|
불황 일수록 자기계발 투자 (0) | 2008.11.01 |
천원 마켓팅 대박 (0) | 2008.10.31 |
건설사 부도시 협력업체 채무 1년연장 (0) | 2008.10.31 |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했다. (0) | 2008.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