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6. 12:49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오전 9시50분쯤 대구지법 253호 경매법정 앞.
경매시작 10분 전. 여느때 같으면 경매정보지를 들고 벽에 붙은 입찰사건목록표를 보며 '물건'을 찍느라 북새통을 이뤄야할 이곳이 한산하기만 했다. 법정 안 좌석도 맨 뒤 한 두줄만 찼을 뿐 텅 비어 있었다. 경매가 진행되면서 100명으로 늘었지만 법원 관계자는 "예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한파에 경매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입찰자 수가 크게 줄어 들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도 감정가의 70%선으로 떨어졌다. 가격 하향에 각종 세금 부담 등으로 부동산의 매력이 없어지면서 '돈 있는 투자자'들의 발길은 끊겼다. 그나마 실수요자가 경매법정을 채워 다행스럽다는 얘기가 나왔다.
오전 10시. 집행관의 경매방법 설명이 끝나고, 입찰표 배부가 시작됐다. 하지만 물건이 얼마 되지 않은데다 응찰자도 적어 입찰표를 나눠주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날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38건. 저마다 사연이 있을 법한 수성구의 아파트와 주택, 경산의 논·밭, 공장, 자동차까지 다양한 물건이 경매에 부쳐졌지만 예년에 비하면 절반 남짓한 숫자였다. 구형모 집행관은 "2년전쯤만해도 60~70건은 됐는데, 지난해부터 경매물건이 확 줄었다"고 했다.
경매는 시중 경기의 잣대로 통한다. 경기가 나쁘면 신청 건수가 늘고, 호황이면 줄어든다. 그러나 최근 경향은 물건도 줄고, 낙찰자 수도 줄고 있는 게 특징. 집행관실에서는 "경기가 나쁘기도 하지만 IMF 학습효과로 인해 모두 지출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융권이 대출요건을 강화하는 바람에 제1금융권의 경매물건이 줄면서 경매시장도 침체에 빠져들었다는 것.
11시10분 입찰마감시간. 그러나 법대 앞에 놓인 투명 입찰함에는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응찰자가 적었다. 전체 38건 중 14건에 52명이 응찰했고, 그나마 경매로 나온 자동차에 11명의 응찰자가 몰렸을 뿐 부동산은 응찰자가 2, 3명이거나 단독입찰도 많았다.
김모(48)씨는 "경쟁이 적어 낙찰 가능성이 커져 좋겠지만, 투자 가치가 있는 물건의 판단이 어렵고, 부동산 경기가 언제쯤 풀릴지 몰라 분위기만 보고 간다"고 했다.
이날 낙찰된 14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유찰돼 다음번 경매를 기약해야 했다. 경매는 시작한지 1시간 50분만인 11시 50분에 모두 끝났다. 경매가 한창 인기있을 때는 오후 1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가 불어닥치면서 낙찰가율이 떨어져 80%대를 유지하던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10월 들어 77%로 하락했다. 김태식 대표집행관은 "시세보다 싸고 투자 가치가 있는 물건들이 눈에 띄지만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모두 주머니를 닫아 버렸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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