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국민께 죄송
2008. 12. 4. 19:28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대답없는 노건평씨 |
【서울=뉴시스】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4일 인수 로비를 통해 금품을 챙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66)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노씨는 구치소로 향하면서 "일부 혐의는 인정하지만 전부 다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김용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제출된 증거자료와 심문 결과를 종합해 보면 피의자가 이 사건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사안의 성격과 중대성 및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증거를 인멸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발부사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04년 말부터 로비를 계획한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씨(59·구속)는 적합한 인사를 물색하다가 2005년 2월 정광용씨(54·구속)를 통해 노씨를 소개받고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탁을 했다.
노씨는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64·수감중)에게 "세종증권 인수를 도와달라"는 이들의 바람을 전달했다. 이 무렵 착수금 1억 원이 노씨에게 건네졌다.
홍씨는 이듬해 1월까지 노씨를 수 차례 다시 찾아가 "인수가 되면 성공사례금을 주겠다"고 설득했고 그해 5~6월 노 전 대통령의 고교동기인 정화삼씨(62·구속)도 형님이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노씨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정 전 회장을 직접 만나 인수를 청탁했다.
정씨 형제는 2006년 1월 세종증권의 농협 인수가 확정된 뒤 다음달 27일 홍씨 명의의 29억6300만 원이 든 예금통장과 도장을 건네받았으며, 그해 4월 노씨 몫으로 2억 원, 1억 원을 두 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떼어주고 김해 상가 오락실 등을 공동관리했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착수금조로 1억 원, 성공사례비로 2차례에 걸쳐 2억 원, 1억 원 등 합쳐서 4억 원을 현금의 형태로 건네받은 것"이라며 "정씨 형제와 노씨는 결국 29억6300만 원을 함께 관리한 공범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노씨의 구속으로 정 전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63)의 '삼각 커넥션'의 전모를 밝히는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및 자회사인 휴켐스 매각을 둘러싸고 권력형 비리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달 1일 노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2시간 남짓 조사한 뒤 이튿날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노씨는 이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입감된다.
허겸기자 khur@newsis.com
정재호기자 next08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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