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3총사

2008. 12. 10. 14:17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변동성 장세에 울고웃는 금융상품 3총사

변동성 장세에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들의 직접 투자가 늘어나면서 주가워런트증권(ELW)과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금융상품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 투자가 용이한 ELW와 ETF는 최근 거래대금이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ELS는 원금 손실에 대한 실망으로 발행 규모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현재(8일 기준)까지 ELW 평균 거래대금은 8582억원으로 연초보다 42% 늘었고 ETF 거래대금도 11% 증가했다.

◆ ETF, 펀드에 실망한 투자자에 인기

= 불안한 장세에 시장지수에도 못 미치는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 크게 실망한 장기 투자자들은 ETF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 거래대금 비중이 50%를 넘겼던 지난 10월부터 12월 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는 각각 2182억원과 9848억원의 자금이 유출됐으나 같은 기간 ETF 거래대금은 3214억원 급증했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일종이지만 개별 주식처럼 거래가 용이한 데다 주식과는 달리 팔 때 거래세(0.3%)가 면제되고 환매수수료도 없는 게 장점이다.

특히 코스피200지수를 대상으로 한 ETF는 활발한 차익 거래는 물론 유동성도 풍부해 효율적인 자산 운용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배재규 삼성투신운용 본부장은 "최근 수익률 악화와 불완전판매로 펀드에 대한 투자자 인식이 많이 악화됐다"며 "정상적으로 시장을 추종하는 데다 투자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개별 종목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학습 효과도 ETF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소다.

국내에는 코스피200 등 국내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물론 홍콩H 일본 브라질 등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ETF, 반도체와 은행 IT 미디어통신 등 업종지수와 대형가치 대형성장 중형성장 중소형순수가치 등 스타일 ETF, 삼성그룹지수 등 테마지수 ETF가 총 36개 상장됐다.

■ <용어>

상장지수펀드(ETF) =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 종목처럼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인덱스펀드와 주식의 성격을 동시에 갖춘 상품으로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한 게 장점이다.

◆ ELW, 증거금 적어 단타족 투자 늘어

= ELW 거래가 급증한 것은 직접 투자가 늘어나면서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은 레버리지 효과까지 더해져 '주식맛'이 강한 측면이 어필했기 때문이다.

ELW란 주식을 사전에 정한 미래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증권이다.

선물ㆍ옵션은 상대방이 있어야 거래가 성사되지만 ELW는 발행사가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하므로 투자자가 원할 때 사고팔 수 있다. ELW는 선물ㆍ옵션보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하락장에 개인들이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변동성이 큰 약세장에서 선물ㆍ옵션은 마진콜이 발생하면 손실이 무한정 늘어나지만 ELW는 증거금이 없어 손실 규모를 제한할 수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ELW는 기존 주식 계좌로 바로 거래할 수 있고 선물과는 달리 증거금도 필요 없는 등 진입장벽이 낮아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증권거래소가 ELW 투자자 교육 참석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가 단기 투자 목적으로 ELW에 투자한다고 답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시장이 안정적 성장세에 접어든다면 하락장에 베팅할 수 있는 ELW 거래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 <용어>

주가워런트증권(ELW) = 주식을 사전에 정한 미래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증권이다. 특정 종목이나 코스피200 같은 지수에서 파생된 상품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면 콜ELW를, 하락을 예상하면 풋ELW를 사면 된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가치가 급감한다.

◆ ELS, 원금손실 늘어 미운오리새끼로

= 안전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던 ELS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황으로 변동성이 커지자 급랭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95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던 지난 6월(3조6000억원)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2003년 5월(640억원) 이후 5년여 만에 최저치다.

ELS가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데는 원금 비보장 조기 상환(Step-Down)형 영향이 크다. ELS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일종의 파생상품으로 녹아웃(Knock-Out)형과 조기 상환형으로 구분한다. 녹아웃형은 만기 전 기초자산이 상승해 상승 한계가격(녹아웃 배리어)까지 올라가면 정해진 수익률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원금 보장형이어서 기초자산 하락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조기 상환형은 원금 손실 구간(녹인 배리어)을 정하고 일정 주기(보통 3ㆍ4ㆍ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이 해당 기준을 만족하면 확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하락장에 원금 손실 구간을 뚫으면서 인기가 뚝 떨어진 것이다.

장지현 동양종금 연구원은 "지난 6~7월 장이 하락했을 때는 오히려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ELS 발행건수가 증가했고 조기 상환된 자금으로 ELS에 재투자하기도 했다"며 "당분간 시장이 오르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ELS 투자는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용어>

주가연계증권(ELS) =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일종의 파생상품이다.



[이한나 기자 /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