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도지사 세계500대 기업유치

2008. 12. 22. 08:33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ㆍ세계 500대 기업 유치내년 최우선 목표 세워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표정이 시원찮다. 지난 18일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자리에 앉자마자 “지금 우리나라가 무슨 목표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불만부터 털어놓았다.


김 지사는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인물. 불만은 의외였다. “국민적 공감대가 약하다. 국민과 공유하려는 의지,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그는 “국가의 목표와 의지, 계획이 더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1년 평가를 부탁했다. 김 지사는 “지금까지 허송세월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의미’가 의외였다. 김 지사는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지지부진했다”며 “요즘에서야 속도를 강조하는 등 바람직한 변화가 보이고 있는 만큼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노동운동에 온 몸을 던진 ‘민주투사’의 이미지는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김 지사는 스스로를 “이 대통령과 국가발전 철학, 행동을 같이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에 대해서도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보수의 선두’에 선 김 지사에게 그 계기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동구권 몰락이 계기다. 사회주의가 인민들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고민 끝에 당시 민자당에 들어갔다. 지난 15년 몸담고 보니 한나라당이 고쳐야 될 점도 많지만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사상을 공유하고 있어 함께 가고 있다.”

김 지사는 올해 경기도정에 대해 “수도권 규제 완화라는 목표를 시종일관 분명하게 가져갔고, 발버둥도 많이 쳤다”고 평가하며 “미미하지만 정부의 변화가 시작된 만큼 새 해엔 힘차게 ‘우리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외자유치를 올해 해야 할 첫 번째 ‘우리 길’로 꼽았다. “내년에는 세계 500대 기업들의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그는 “중국은 480개, 우리 땅의 14분의 1인 싱가포르도 380개 기업을 유치했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263개다. 경기도가 나서 세계 500대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과 화성 동탄신도시까지 지하 40~50m 깊이에 건설하는 고속철도(대심도 철도) 추진도 관심사다. 그는 “정부에서도 거의 받아들여 조만간 추진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지사는 경제난에 따른 대책으로는 ‘위기가정 무한돌봄 사업’, 추경을 세워서라도 많은 서민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근로사업 확대, 중소기업을 위한 긴급경영 안정자금 지원 등을 들었다.

김 지사는 차기 대권주자군의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권 프로젝트에 대해 그는 “때가 되면 정리하겠으나 아직 때가 멀었다. 지금은 도지사로서의 현재 직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수원 | 경태영기자 kye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