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C.E.O

2008. 12. 28. 09:56분야별 성공 스토리

[올해의 CEO] 부문별 순위…정유·에너지기업 CEO 많아
[매일경제] 2008년 12월 27일(토) 


경영자라면 누구보다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

이번 부문별 순위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이다. 경기변동이 심하게 나타났던 올해 재무순위는 급격하게 바뀌었다.

하지만 정성적 평가로 집계된 비재무 부문 상위 리스트는 순위변동만 있을 뿐, 새로운 인물이 별로 없다. 올해 집계 결과의 관전 포인트다.

◆ 재무 부문
‘해운·에너지 강세, 조선·IT 부진’.

올해 상장기업들의 재무성적표를 요약한 결과다. 정유 업체인 SK에너지에쓰오일이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석유화학 업체인 호남석유금호석유가 나란히 18, 19위를 차지했다. 이들 4개 기업은 지난해 10위는커녕 2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기업들이다.

이처럼 정유·화학 업체들이 강세를 보인 이유는 올 2분기까지 지속된 유가 급등세가 가장 큰 요인.

실제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은 지난 2분기 유가 급등과 정제 마진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해운 업체들도 강세를 보여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이 2위와 5위에 올랐다. 3분기 들어 해운업이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올 상반기까지는 건화물 물동량이 호황을 보이며 벌크선 비중이 높은 이들 업체들의 실적이 급등했다.

반면 지난해 재무 부문에서 1위와 7위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9위와 15위로 내려앉았다. 매출액, 시가총액, 당기순익 등 다른 재무 부문 평가 순위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지난 수년간 초호황세를 누리던 조선업황이 한풀 꺾이면서 매출액 및 매출액증가율 순위가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게 순위 하락의 주요인이었다.

범IT 기업도 부진했다.

지난해 20위권에 포함된 SK텔레콤과 하이닉스반도체, LG디스플레이 등이 빠지면서 6개에서 4개(LG전자 추가)로 줄었다.

이 같은 결과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황과 무관치 않다. 올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은 공급과잉에 따른 큰 폭의 단가 하락으로 국내 업체들에 부담이 됐다.

반도체·LCD업황 부진 영향
실제 반도체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시장 총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4.4% 줄어든 2619억달러로 예상했다. 반도체시장 매출액이 연간 기준으로 줄어든 건 지난 25년간 이번이 5번째다. 내년에도 매출액이 줄어든다면 반도체 사업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다. LCD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며 패널 가격 급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재무 부문 1위에 오른 최태원 SK에너지 회장은 특히 매출액과 매출액증가율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다.

SK에너지는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이 20조원을 돌파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단일 기업으로서는 국내 두 번째로 20조원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7월 SK에서 분리되면서 매출액증가율에서도 덕을 봤다. 지난해 매출은 3개월 치만 반영된 반면 올해는 9개월 치가 반영돼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 부침이 심했던 올해 순위변동은 전체적으로 컸다. 최 회장 외에 강덕수 STX팬오션,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로 10위권 안에 들었고 최휘영 NHN 사장 등은 뒤로 밀렸다.

◆ 비재무 부문
비재무 부문 종합 10위권에 새로 든 인물은 많지 않다.

CEO가 바뀐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보면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 3명만 새로 진입했을 뿐이다. 그만큼 회사 실적은 급변할 수 있어도 경영자 이미지는 바꾸기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기업가의 주요 덕목이라 할 수 있는 경제발전기여 부문에선 9위와 10위만 새로운 업체가 등장했다. 동양제철화학, STX팬오션이 그 주인공이다.


경제발전기여
경제발전기여 부문은 지난해보다 고른 득표수를 보인다.

지난해엔 윤종용 삼성전자 전 부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등 3인만 득표수 100을 넘었지만 올해는 5위까지가 여기 속한다.

최태원 SK에너지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이 1, 2위인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함께 100표 이상 추천 수를 받았다.

순위변동을 보면 특히 상위 세 명 중 한 명만 바뀌었단 사실이 특이하다. 지난해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던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7위로 내려가고 최태원 SK에너지 회장이 대신 3위로 올랐다. 지난해에 비해 두 계단 상승한 성적이다. 이로써 최 회장은 재무순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경제발전기여 부문에서도 3위로 떠올라 겹경사를 맞았다.

삼성전자는 CEO 이름이 기존 윤종용 전 부회장에서 이윤우 부회장으로 바뀌었지만 1위 자리는 건재하게 지켰다. 이윤우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98조원은 국내 전체 수출액의 12%를 차지할 만큼 한국 경제발전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사회책임경영
지난해 새로 신설된 사회책임경영 부문 평가에서 2강 구도는 변함없었다. 1, 2위 순위만 바뀌었을 뿐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최태원 SK에너지 회장이 각각 100표 이상의 몰표를 받았다.

1위인 이구택 회장은 역대 여느 포스코 회장들보다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리와 기업 이익이 상충되면 항상 윤리 쪽을 택하라는 게 이 회장 철학이다. 이번 설문엔 평소 이 회장의 이 같은 태도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뜻에 회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책임경영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해만 사회책임경영을 위해 965억원을 투자했다. 2005년 808억원, 2006년 863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금액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행보는 계속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올 들어 지난 2월 사회공헌 부문 조직을 개편하면서 기업윤리·사회봉사·지속가능경영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회공헌실로 조직을 통합해 활동 중이다.

한편, 최태원 SK에너지 회장도 사회책임경영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5월 유엔 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UNGC) 신임 이사로 선임됐다.

게오르그 켈 UNGC 사무총장은 “SK그룹은 UNGC가 제안한 인권, 환경, 노동 등 10대 원칙을 가장 잘 지켜온 기업 중 하나”라며 이사회 멤버 선정 배경을 밝혔다. UNGC는 기업과 단체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8년 전에 발족된 유엔 산하 기구다.

최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이사회는 물론 아시아 콘퍼런스 등 지역 행사에도 참여해 투명경영, 윤리, 인권, 노동환경 등 사회 책임경영 활동을 이끌게 된다.

혁신경영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이 단숨에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모두 지난해 10위권 밖에서 단숨에 부문 선두권으로 뛰어오른 진기록이다. 이들은 가히 뼛속까지 혁신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년 불황기에도 혁신경영 선두에 선 CEO들 생각은 남다르다.

남용 부회장만 봐도 지난 11월 사내 임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일반적으로 불황이 닥치면 투자를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객이 원하는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기 위한 혁신 활동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혁신경영 1인자다운 발상이다.

이수영 회장은 이미 혁신경영으로 선대가 이룬 전통적인 기초화학 기업을 첨단 태양광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올해는 그 노력이 처음으로 가시화된 해였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 3월부터 폴리실리콘 본격 생산을 시작해 성공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입했다.

생산 능력을 내년 세계 2위 수준인 1만6500톤,2010년엔 2만6500톤으로 각각 끌어올릴 계획이다.

혁신경영 부문에서의 순위변동은 재무순위 못지않게 강하게 나타났다. 10위권에서 절반 이상인 6명이 새로운 인물로 채워졌다.

혁신이란 단어가 주는 뉘앙스처럼 순위에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눈에 띄는 CEO들]
■ 강덕수·이수영·허용도 등
이번 ‘올해의 CEO’에서 눈에 띄는 CEO들은 누가 있을까.

가장 눈에 띄는 CEO는 강덕수 STX팬오션 회장이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상장된 지 얼마 안 돼 평가대상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올 상반기까지 지속된 건화물 물동량 호황 덕을 톡톡히 봤다. 그러나 3분기부터 해운업 호황세가 꺾이면서 내년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이 1811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4565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태양전지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실리콘시장을 선점했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태양광 산업이 수혜주로도 꼽혀 향후 성장성도 높다.

재무와 비재무 순위의 격차가 큰 CEO들도 있었다.

재무순위는 낮지만 비재무순위가 높았던 CEO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눈에 띄었다.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이끄는 CEO들이다.

이윤우 부회장은 재무순위는 10위에 그쳤지만 비재무순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반도체·휴대전화·LCD 등 한국의 핵심 수출산업들을 주도하는 기업의 CEO라는 점에서 은행 및 증권 기업금융 담당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몽구 회장도 재무순위는 53위에 그쳤지만 비재무순위는 7위를 기록했다. 역시 자동차 수출 역군으로서 금융업계 담당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

사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재무순위가 낮은 이유는 매출액증가율 지표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매출액이 워낙 크다 보니 증가율 측면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불리한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재무순위가 높지만 비재무순위는 낮은 CEO는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과 이진방 대한해운 회장 등이었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사장은 아랍계 외국인이라는 점, 이진방 회장은 B2B 기업이라는 점이 설문조사에서 핸디캡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으로는 허용도 태웅 회장이 선전했다.

재무(30위)와 비재무(27위) 모두 고른 성과를 거둬 종합 21위를 차지했다. 조선기자재 제조업체인 태웅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4050억원, 영업이익 674억원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연말 기준 실적을 넘어선 상태다.

[이윤규 기자 / 김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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