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장 상인들 ‘새해, 힘찬 새출발’
2009. 1. 3. 10:26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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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된다고 생각해야지, 만날 안된다고 하면 진짜 안됩니다.” 2일 오전 1시쯤 새해 첫 경매가 열린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패류 경매장 작업반장 이모(54)씨는 “어렵다고 좌절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으냐”며 이같이 말했다. 1일 밤부터 2일 오전까지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 노량진수산시장 등 서울시내 3대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에선 이처럼 ‘힘들어도 다시 뛰자’는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매장의 TV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우울한 뉴스도, 체감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도, 썰렁하기 그지없는 매장 풍경도 이들의 희망을 꺾진 못할 것처럼 보였다. 다들 ‘잘될 거야’라는 자기최면이 통할 것이라는 신념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 다시 뛰는 사람들 = 1일 오후 10시쯤 서울 중구 을지로6가 의류상가 두타 지하1층. 여성의류 매장 ‘트랙’의 김혜자(여·43) 사장이 옷가지에 붙은 먼지를 떨어내고 있었다. 손님은 별로 없었지만 김 사장은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 가게만의 뭔가가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며 “유행을 좇는 게 아니라 무난하면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승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새해 처음으로 문을 연 동대문 평화시장 1층에서 만난 ‘남영씨앤씨’ 박창민(49) 사장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힘들었지만 2008년에도 전년에 비해 20% 이상 매출이 신장됐다”며 “좋은 물건을 이윤을 적게 남겨 팔면 어려운 와중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일 오전 경매가 한창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사람들도 힘차게 새해를 열고 있었다. ‘부부상회’를 운영하는 이건원(45) 사장은 “올해부턴 정리도 더 깨끗이 하고, 좀 더 일찍 나와서 손님을 기다릴 생각”이라며 “큰돈은 못 벌어도 지난해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믿어야 장사도 잘된다”고 말했다. 몇 시간 뒤 오전 7시쯤 중구 회현동 남대문시장 꽃도매시장에서 만난 김연정(여·27)씨.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나푸레’라는 이름의 결혼 꽃장식 업체를 운영한다는 김씨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에도 꽃이 안 팔릴 정도로 경기가 나빴다”며 “올해는 더 힘들다고 하지만 좀 더 많은 고정고객을 확보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 상인도, 종업원도, 손님도 “새해엔 경제회복”= 새해에 경제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한결같았다. 속으로는 힘들면서도 겉으로는 ‘다 잘될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듯했다. 노량진수산시장 ‘당진수산’ 종업원인 이영호(25)씨는 “오후 9시부터 12시간 일하고 일당 9만원을 받는데, 장사가 너무 안되니까 일당 받기도 민망하다”며 “장사가 잘돼서 기분 좋게 일당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맥주집 장사가 안돼 부인과 함께 회를 뜨러 나왔다는 남상만(51)씨도 “장사하는 사람이야 뭘 더 바라겠나. 장사만 잘되면 만사형통”이라고 말했다. 평화시장 1층에서 35년째 타월을 팔고 있다는 유영례(여·64)씨는 “정치인들이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정치만 잘하면 경제도 잘 풀릴 것 같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이용권·임정환·채현식·강버들기자 freeuse@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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