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25. 21:08ㆍ지구촌 소식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마이너스 5.6%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하는 등 금융위기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반면 이웃 일본은 역대 두차례 석유위기와 플라자 합의 후 급격한 엔화 강세, 90년대 장기불황 등 심각한 경제상황에 직면해서도 제조업이 위기탈출의 촉매역할을 담당했다.
서구의 ‘manufacturing’이나 ‘production’과 달리 일본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장인정신이 담긴 제조를 의미하는 ‘모노즈쿠리(物造り)’가 위기탈출의 매개로 활용됐다는 평가다.
좀더 파고 들어가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이 정량화할 수 없는 팀워크, 정보 공유, 부품 상호간 미세한 조정, 기업간 협력, 종업원의 열의 및 고객별 대응 등의 요소들이 조화를 통해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스리아와세(擦り合わせ)’ 기술을 통해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리아와세란 ‘서로 부딪치며 세밀하게 조정, 통합’이란 의미로 자동차, 디지털 가전, 액정 등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산 제품을 만든 기술을 일컬으며 도쿄대학의 후지모토 다카히로(藤本隆宏) 교수가 최초로 사용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2만~3만 점의 단위 부품으로 구성되는 복잡한 매커니즘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엔진의 중심이 차체의 어느 쪽에 있는가’, ‘엔진의 성능 특성과 차체의 중량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등 부품 설계의 상호관계가 미묘하게 달라짐에 따라 전체 성능이 크게 변화된다.
스리아와세 기술은 이처럼 제동성능, 조향성능, 동력성능 등 부문간 상호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 설계부터 미세한 상호조정과 기능 및 기술의 혼합으로 고품질, 고기능 자동차를 탄생시켰다. 물론 이 과정은 현장에서 부단한 실험을 거쳐 습득한 기술로 최소한 5~10년의 장기간이 소요된다.
한국은행 조사국 해외조사실의 정후식 부국장은 “정량화할 수 없는 요소의 조정과 통합은 기계설비 및 외부 컨설턴트가 대신할 수 없어 제조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는 현장 종업원의 창의성과 열의, 여러 공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춘 다기능공 및 강력한 팀워크가 필수”라며 “우리도 투철한 장인정신에 기반한 ‘only one’ 기술 개발로 대내외 여건에 흔들림이 없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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