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6. 07:31ㆍ분야별 성공 스토리
경제 위기의 한파는 가족 부양 부담이 가장 큰 40대들에게 직격탄으로 날아오고 있다. 지난 1월의 40대 실업급여 신청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가장 높은 증가 비율이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우리 40대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창업으로 인생 2막에 화려하게 성공하고 있는 40대 '사장님'들을 만나 창업의 성공 노하우를 들어봤다.
상권 성장 가능성 보고 장사 안되는 족발집 인수 6년 만에 매출 6배 늘려
◆600% 성장의 비결
대전 대덕구 목상동에 있는 165.3㎡(50평) 규모의 '장충동왕족발보쌈' 신탄진점. 하루 저녁에만 60여개 이상의 세트(보쌈 포함)가 나가는 이 점포의 주인은 정희권(41)씨다. 지금 족발집에 야채 공급을 하던 정 사장이 이 가게를 인수하던 2003년 6월의 영업성적은 엉망이었다. 당시 신탄진점은 전국 체인점 130여개 중 꼴찌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지금은 170여개로 늘어난 점포 중 최상위 10위 안에 든다. 판매량만 인수 당시 한달 240㎏(小 200개)에서 6배 이상 많은 1500여㎏으로 늘었다.
6년 만에 대변신의 과정을 추적하면 40대 창업의 성공 노하우가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정 사장은 영업성적이 엉망인 이곳을 왜 인수했을까? 정답은 장래성이다. 정씨는 "주변이 주택 밀집 지역인 데다 테크노밸리 신도시 등이 생긴다고 해 야식 수요를 노렸다"고 말했다. 집 보증으로 은행 대출을 받고 친지 등의 도움을 받아 1억원을 투자했다.
- ▲ 꼴찌에서 10등 하던 점포를 상위 10등으로 만든‘족발’과‘보쌈’을 들고 있는 정희권 사장./대전=전재홍 기자 jhjun@chosun.com
당장 성공한 것은 아니다. 족발의 특성상 소비자 입장에서 맛이 갑자기 달라졌다고 느끼는 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광고는 더욱 강화해 전단지 광고뿐 아니라 지역 TV광고와 버스 광고까지 했다.
창업 1년 3개월만에 처음으로 가게 인수 당시 2배인 월 500㎏ 판매를 넘겼다. 워낙 흔해 쉽게 입소문 안 나던 족발집이 한번 발동이 걸리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곧이어 2006년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월 판매량은 1000㎏을 넘겼다. 인근에 족발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장래성을 내다보고 미리 쌓아둔 신뢰 덕분에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요즘 그는 체인점 점장들을 상대로 성공비결을 특강하기도 한다. 이때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 첫째가 음식의 품질. 족발 등을 주문 전에 절대 미리 썰어 두거나 냉장 상태에서 그대로 꺼내 썰지 않는다. 상온에서 적당히 놓아둔 뒤 썰어야 제 맛이 난다. 손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는 노하우가 필요한 대목이다.
둘째는 고객들의 어떤 불평도 수용하라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여름, 주문 고객 한명이 "족발에서 냄새가 나니 사장이 와서 무릎을 꿇어라"고 요구해, 직접 찾아가 사과하면서 "한약 냄새 때문"이라고 설명해 납득시켰다. 정씨는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여서 체력적인 부담이 최대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정희권 사장(41·프랜차이즈 체인점)
경력
-자동차 부품업체 회사원
-재래시장에서 생선·야채 장사를 하며 음식점에 식재료 납품 경험
창업 성공 비결
-적극적인 광고와 홍보
-신규 유입 고객을 단골로 만들기
-고객 불만에 환불해주거나 음식 교환을 해주는 등 사고 관리에 철저
-체인점에서 받은 음식이라도 유통·보관 관리에 각별하게 신경 씀.
힘든 점
-밤새 이어지는 영업시간 때문에 체력적 부담
-자주 그만두는 배달사원 관리
◆'알부자' 꿈꾸는 사장님
2006년 3월 이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알 요리 전문집 '알부자' 체인점 두 개를 운영하는 최애리(43) 사장. 이전에는 줄줄이 망했던 자리에 점포를 열었지만 최 사장이 문을 연 뒤 월 매출 1억5000만원이 넘는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 2000년 대기업 독일 주재원을 마친 남편과 함께 귀국할 때만 해도 여유가 있었지만 노후를 대비해 투자한 상가가 분양 사기에 휘말리면서 엄청난 손실을 봤다. 2004년부터 취업일선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던 최씨는 "먹을 쌀이 없어 시댁에서 매번 반 포대씩 쌀을 가져다 먹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 ▲ 직접 개발한 알 요리‘해물알찜’과‘김치해물알파전’으로 월 매출 1억5000만원을 올리고 있는 최애리 사장./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5000만원 안에서 창업을 해야 했다. 여의도, 신대방동, 교대 등의 뒷골목을 후보로 생각했지만, 여의도나 교대 일대는 사무실이 많아 주말 장사가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최씨의 최종 선택은 서울 신대방동 대로 뒤편 상가 2층의 115㎡(약 35평) 가게.
하지만 창업 후 손님이 없었다. 입소문을 내기 위해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주변 상가와 사무실을 돌며 6000원짜리 알탕이나 알밥 등 점심 메뉴를 1000원에 주겠다는 전단지를 뿌렸다. 보름 동안 1000원에 파니까, 1000원짜리 점심을 먹은 분들이 다른 손님도 데려오고, 단골이 되기 시작했다.
다음 단계는 입소문을 듣고 온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 일. 손님들이 자신이 내는 돈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재료부터 철저히 차별화했다. 가락시장에서 최고급 태양초를 받아쓰고 부산에서 직접 생선 알을 가져왔다. 또 '서비스'를 특화했다. 최고급 레스토랑처럼 일단 가게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는 '배고픈' 손님들이 기다리거나 지루하지 않게 서비스를 했다. 탕이나 찜 요리가 나오기 전에 맛보기 알밥이나 샐러드를 냈다.
요즘은 종업원 관리에 더욱 집중한다. 오후 3시30분에 반드시 늦은 점심을 종업원들과 함께 먹으면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한다. 얼마 전 중국동포 종업원이 중국에 남겨둔 자식에게 일이 생겼다고 하자 비행기표를 끊어주기도 했다.
최애리 사장(43·알 요리 음식점)
경력
-주방용품·화장품 방문판매 경험
-일식집과 횟집 등 해산물 관련 조리와 서빙 경력
창업 성공 비결
-지금까지 요리와는 차별화된 메뉴
-'1000원 마케팅' 통한 고객 사로잡기 홍보
-최고급 재료를 써 고객 신뢰 확보
-메인 메뉴 전에 손님 허기를 달랠 반찬 등 제공
힘든 점
-손님이 많고 규모가 커지니 불친절하다는 불만 나와
-종업원 서비스 교육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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