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화학 매출2배 일자리 나누기

2009. 3. 17. 22:55분야별 성공 스토리

교대조 확대로 근로시간 단축


교육시간 늘리니 생산성 올라


"고용창출·경쟁력 제고 동시에"

경상북도 문경의 대명화학(사장 박오진)은 기저귀나 여성 위생용품의 원재료를 유한킴벌리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주변에선 조업중단, 임금동결·삭감, 감원과 같은 흉흉한 소식이 들리지만, 모두 남 얘기일 뿐이다. 회사는 지난해 말 250%의 상여금을 줬다. 한해 전 100%에 비해 2.5배나 많다. 최근엔 인턴을 포함해 7명 채용공고도 냈다. 직원이 125명인 중소기업으로서는 적은 규모가 아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60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6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순이익도 두배 이상 증가가 기대된다. 대기업도 힘들어하는 경영난 속에 중소기업이 선전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경기를 상대적으로 덜 타는 제품의 특성과 높은 수출 비중이 한몫 한다. 하지만 핵심적인 것은 높은 생산성과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신제품 개발 능력 같은 혁신역량이다.

제품 품질은 유한킴벌리에 18년째 납품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 생활용품업체인 킴벌리클라크에도 수출한다. 싱가포르·타이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은 물론 남아공, 이스라엘, 남미 등 전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수출비중이 어느덧 70%로 높아졌다. 내수에서도 국내 굴지의 자동차업체에 납품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자체 연구소도 설립했다.

혁신역량 강화는 2004년말 뉴패러다임 경영혁신모델 도입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회사는 2조2교대 근무방식을 3조2교대로 바꿨다. 교대조 확대로 직원이 58명에서 97명으로 늘면서, 1인당 근로시간이 주당 72시간에서 56시간으로 대폭 줄었다. 회사의 부담이 커졌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해결했다. 주말에도 공장이 쉼없이 돌아가면서, 시설투자 없이도 생산량이 25% 늘어나고, 수율도 좋아졌다.

회사는 줄어든 근로시간을 학습에 할애했다. 연간 교육시간을 70시간에서 200시간으로 늘려, 직원들을 '지식근로자'로 양성했다. 성과는 불량률 개선과 안전사고 감소로 나타났다. 새로 도입된 제안제도도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노동연구원 부설 고성과작업장혁신센터의 이영호 기획관리실장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의 성공사례"라며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이뤘다"고 평가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