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대상 기획부동산 기승

2009. 4. 14. 23:15이슈 뉴스스크랩

 엉터리 '기획부동산'에 속지마세요

 

미분양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기획부동산'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정 미분양 아파트를 30~40%로 할인 판매한다며 소문을 내거나 실제로 계약자를 모집한 뒤 해당 시공사를 찾아가 미분양 아파트 할인 매각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

 

시공사 관계자들은 "터무니 없는 할인 판매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뒤에는 대부분 이러한 기획 부동산 업자들이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시공사들은 정상 분양이 힘들어질 뿐 아니라 기존 계약자들이 재산상 피해를 입게 되는 등 가뜩이나 힘든 부동산 시장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수성구에서 중대형 미분양을 팔고 있는 A사는 얼마전 경기도에 있는 부동산 업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아파트를 30~40% 할인판매한다는 문의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 뒤 얼마후부터 인터넷을 통해 시공사 및 단지 실명이 공개적으로 떠돌기 시작한 것. A사는 역추적에 나서 할인판매 소문을 퍼뜨린 부동산 업체를 찾아 냈다.

A사 관계자는 "이 업체가 할인판매 보증금으로 계약자에게 50만원씩 돈까지 받았으며 할인판매 계약자를 모집한 뒤 회사를 찾아와 할인을 요구했다. 허위 소문이 나돈 이후부터 후유증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올 봄 입주를 앞둔 수성구에 B단지도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나도는 할인판매 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미분양을 20% 할인 판매한다는 소문이 퍼지더니 최근 들어서는 할인율도 40%까지 높아졌다.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이 터져나왔으며 신규 판매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 업체 관계자는 "30% 이상 할인 물건이 있다는 부동산을 찾아가면 이미 팔렸다고 이야기 한다. 일부 기획 부동산들이 입주 후 미분양 할인율을 높여 고의적으로 소문을 퍼뜨리는 것 같지만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소문이 더 나빠질 수도 있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일부 단지들이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는데다 기획 부동산 업자들이 미분양 동호수까지 갖고 다니며 할인판매 소문을 퍼뜨리고 있어 시장에서는 상당한 위력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부동산 거래가 침체되면서 일부 부동산 업소들은 '미끼 상품'으로 허위 할인 아파트를 내걸고 있다.

관심도가 높은 입주 예정 단지를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할인율'의 허위 매물 광고를 낸 뒤 찾아오는 실수요자들을 대상으로 '허위 매물'은 팔려나갔다며 다른 정상 매물을 소개하는 것.

 

허위 할인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피해는 시공사나 기존 계약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도 입게 된다. 시장 가격 정보를 혼란스럽게 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

 

시공사들은 일단 입주전이나 입주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아파트의 경우 기존 계약자 매물이 아닌 시공사 할인 매물이 돌면 대부분 '허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만약 입주전에 아파트 할인 판매를 하면 가격 하락으로 가뜩이나 열받아 있는 기존 계약자들이 가만히 있겠느냐. 할인 판매는 입주가 끝난 뒤 최소 몇개월 정도 지나서 일부 시공사들이 택하는 마지막 방법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