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학 회장,1달러 정신

2009. 4. 26. 19:42분야별 성공 스토리

 

 

1달러에서 2조원으로…영안모자 50년

백성학 회장, 제조업에 한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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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학 영안모자 회장


"모자 값은 천차만별이지만 싼 것은 1달러짜리도 있어요. 그걸 팔아서 돈을 벌었는데, 이제 와서 그때의 초심을 잃으면 되겠습니까."

모자 제조에 한 우물을 판 영안모자가 오는 29일로 창업 50주년을 맞는다. 영안모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영안모자는 세계 시장의 약 35%를 점유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의 모자라도 제조원은 어김없이 '영안'(YoungAn)인 경우가 많다.

영안모자는 50년 전 청계천변 모자 노점상으로 출발, 지난해 세계 44개 법인에서 연매출 2조원(약 16억5000만달러)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공에는 백 회장의 '1달러 정신'이 있다.

1달러 정신의 핵심은 검소함과 자기관리다. 백 회장은 사회봉사에 적극적이어서 수많은 행사에 참석하는데 언제나 같은 옷에 같은 넥타이를 맨다. 백 회장은 고령임에도 비행기 좌석은 이코노미석만 고집하고 가방과 지갑은 언제부터 들고 다닌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낡았다. 백 회장은 "모자를 만들면서 배운 것은 검소하고 근면해야 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영안모자의 사훈은 50년째 '정리정돈'이다. 혁신, 창의 등 요즘 인기 있는 사훈에 비춰 고루해보이기까지 하지만 이것 역시 검소함과 치열한 자기관리를 강조하는 1달러 정신과 같은 맥락이다. 백 회장은 "몸과 마음, 정신이 모두 정리정돈 돼있어야 일의 능률이 오르고 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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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영안모자 본사 역사관에 창업초기 모자점을 재현했다. 뒷벽 사진속 인물은 백성학 회장의 젊은 시절.


세계의 언론들은 이렇게 모자에 한 우물을 판 그를 '모자왕(王)'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는 모자에만 머물지 않았다. 백 회장의 사업다각화는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영안모자는 70년대부터 글로벌화를 시작해 세계 각지에 모자 공장을 세웠다.

1995년 코스타리카 정부는 경영이 탄탄하고 사회공헌에도 열심인 영안모자에 '마우코벤츠'라는 버스회사 인수를 타진했다. 백 회장은 검토 끝에 "제조업 원리는 모자나 버스나 비슷하지 않느냐"며 인수를 결정했다. 이를 계기로 대우버스와 미국 지게차회사 클라크도 인수했다.

백 회장은 현재 경인방송(OBS)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백 회장은 앞으로 기업을 더 M&A할 것이라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가장 중요한 건 회사의 모태인 모자사업"이라며 추가 인수합병(M&A)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백 회장은 인터뷰 내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중소기업의 성공비결로 △5~1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세울 것 △작지만 오래 가는 나만의 아이템에 매진할 것 △국내에 얽매이지 말고 60억 세계인을 상대로 넓은 시야를 가질 것 등을 제시했다.

백 회장은 "영안모자 50주년의 의미가 소상인이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안모자는 오는 29일 부천 본사에서 50주년 행사를 열고 기업역사와 모자관련 자료를 모아놓은 역사관을 개관한다.

백성학 회장은…△만주 흑룡강성 출생(1940) △숭의학원 인수(1995) △동탑산업훈장(2005) 석탑산업훈장(1987) △외교부 산하 백학재단 설립(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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