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손님 27만 명 그 뷔페의 비밀 셋

2009. 7. 8. 09:14분야별 성공 스토리

한 해 손님 27만 명 그 뷔페의 비밀 셋 [중앙일보]

연 매출 104억 신라호텔 ‘더 파크뷰’

호텔 레스토랑으로는 처음으로 한 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신라호텔의 ‘더 파크뷰’에서 손님들이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다. [오종택 기자]

 

6일 낮 12시30분, 서울신라호텔 1층의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 점심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이곳은 지난해 호텔업계 단일 레스토랑으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올 상반기엔 51억6000여만원. 단일 음식점이 한 해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일은 외식업계 전체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좌석 수는 246석. 지난해 한 해 동안 다녀간 고객은 27만 명이다. 하루 평균 741명이 찾은 셈이다. 이는 모든 좌석을 빠짐없이 하루에 정확히 세 번 채우는 회전율 ‘3’을 의미한다.

특급 호텔에서 회전율 3은 거의 나오기 힘든 숫자로 통한다. 신라호텔 식품기획팀 왕원균 과장은 “이 정도 매출이면 아시아 톱 레스토랑인 홍콩 샹그릴라 호텔의 카페 투(Cafe TOO)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고공 성장 이유에 대해 서상호 총주방장은 “뷔페의 통념을 깨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포인트별로 분석해봤다.

①선택과 집중=요리 수를 과감하게 줄였다. 다른 뷔페에는 보통 200여 가지의 요리가 있지만 140여 가지만 내놓는다. 김밥·육회·전 등 다른 뷔페에 있는 구색 요리는 과감히 진열대에서 뺐다. 대신 요리 하나하나를 먹을 만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보통 음식점의 식재료 값은 원가의 30~33% 수준인데 이를 40%로 높여 질에 신경을 썼다. 단골 고객 최미향씨는 “보통 뷔페에 가면 가짓수는 많아도 먹을 만한 게 없는데 다른 곳보다 메뉴를 엄선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②섬세함의 힘=보통 썰기 힘들어 냉동육으로 만드는 이탈리아 육회 요리 카르파치오에도 냉장 쇠고기를 쓴다. 딤섬도 냉동하지 않고 그때그때 만들어 쓴다. ‘좋은 식자재 FT팀’은 지난해부터 기존 식자재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들을 찾아 헤매고 있다. 기존엔 물기가 배어 있는 꽃소금을 썼으나 3년 동안 묵혀서 물을 뺀 소금으로 바꿨다. 이 소금이 맛도 좋고 짠맛이 강하지 않아서다. 또 무조건 비싼 재료보다 손님 입맛에 맞는 것을 강조한다. 서상호 총주방장은 “음식 맛도 요리사들이 맛있는 요리가 아니라 고객이 맛있다고 해야 비로소 요리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막걸리와 한약을 먹인 부드러운 명품 쇠고기를 내놨지만 씹는 맛을 좋아하는 고객 입맛에는 너무 부드러워 다시 다른 한약우로 바꿨다. 기존에 쓰던 국산 콩기름을 수입 카놀라유로 바꿨었으나 수입 기름은 온도가 올라가면 쉽게 타는 단점이 있어 다시 국산 콩기름으로 교체했다. 고객 최씨는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기계로 직접 뽑아 하트 모양의 거품을 만들어 주는 커피가 뷔페 메뉴에 기본으로 포함돼 있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③팔선·아리아께 활용=신라호텔의 유명 중식당 ‘팔선’과 일식당 ‘아리아께’ 주방장이 더 파크뷰에서 순회 근무를 하면서 팔선이나 아리아께 요리 일부를 그대로 내놓는다. 식재료도 공동 조달한다. 베이징덕으로 유명한 중국 베이징 오리전문점 ‘전취덕’의 조리사를 비롯해 외국인 조리장 12명이 외국 여행을 많이 가본 고객 입맛에 맞춰 현지 음식을 낸다. 손님 박재범씨는 “팔선의 요리가 나오는 중식 코너가 특히 마음에 들어 종종 이용한다”고 말했다.

식음팀 김학수 과장은 “손님 중 약 40%는 얼굴을 알아볼 정도로 자주 찾는 고객”이라며 “이들을 위해 조용한 좌석을 주는 식으로 배려한다”고 했다. 박씨 역시 “내 얼굴을 알아보고 좋아하는 음식을 특별히 권하는 서비스를 해주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