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황 터널’ 벗어나나

2009. 10. 21. 23:01건축 정보 자료실

건설 ‘불황 터널’ 벗어나나

 이주영기자 young78@kyunghyang.com

 

ㆍGS건설 3·4분기 사상최대 영업이익
ㆍ해외수주 증가·미분양 해소 등 ‘온기’


#인천 청라지구 동시분양 1순위 청약을 받은 지난 20일. 3개 건설사 공급물량이 2520가구인 데 비해 7277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2.8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부분 주택이 이날 1순위로 마감되면서 21일 2순위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물량은 소수에 그쳤다. 업체 측은 “신규 분양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데다 양도세 100% 감면 혜택이 주어지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어난 197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조96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 늘었다. 수주액도 3조2927억원으로 74% 증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미분양 주택이 8000여가구에 달하면서 회사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었다. 그러나 최근 미분양분이 4800여가구로 줄고 토목공사와 해외 플랜트 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GS건설 측은 “연초부터 원가 절감 노력을 많이한 데다 4대강 사업, 경인운하 등 공공사업과 해외 공사가 크게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장기불황에 시달려온 건설업계에 미약하나마 온기가 돌고 있다.

최근 신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데다 해외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대형 공사 수주 소식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대형 공공공사 물량을 쏟아낸 데 따른 조기 재정집행 효과가 큰 데다 주택시장도 여전히 지역별로 분위기가 엇갈려 속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21일 GS건설을 시작으로 다음주까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3·4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대체로 이번 실적이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3·4분기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목과 해외 건설사업 2개 축이 현재의 건설경기를 받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증권 한강수 연구원은 “8개 대형 건설사의 3·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12.3% 증가한 10조1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해외건설 수주가 크게 늘고 공공공사의 선수금 비율이 60% 수준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4분기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160억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까지만도 해외 플랜트 수주는 지난해보다 67% 감소한 74억달러에 그쳤으나 3·4분기 들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대형 프로젝트 입찰이 재개되면서 회복세를 띠고 있다. 공공부문 역시 4대강 사업, 제2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철도 등 초대형 토목공사 발주가 이어지면서 공사 물량이 지난해보다 2배나 많아졌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올 상반기 예산의 60%를 선 집행했기 때문에 하반기엔 정부의 경기부양 여력이 줄 수밖에 없다. 또 미분양 주택이 줄긴 했지만 지방쪽은 여전히 냉랭한 것도 부담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4대강 사업 등 공공 발주 물량이 많아져 분위기상 많이 달라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좀더 봐야 한다”며 “주택시장도 수도권 분양시장의 과열 현상과는 달리 지방은 여전히 움직임이 없어 완연한 회복세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주영기자 young7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