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에도 난방 필요없는 아파트, 비결은?

2010. 2. 13. 10:34건축 정보 자료실

빙하기에도 난방 필요없는 아파트, 비결은?

노컷뉴스 02/12 06:29



[CBS산업부 권민철 기자]


]회사원 김지웅(37)씨가 사는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미니 빙하기로 불린 지난 12월, 김 씨가 낸 30평 아파트의 난방비는 2만 8천원이었다.

1월분은 아직 청구되지 않았지만 평소 습관을 감안하면 3만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는 "4가족이 살면서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을 때 빼고는 22℃로 설정돼 있는 실내 온도 조절기를 조정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밀은 바로 창(窓)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건물전체 열손실량의 20~40%에 이르는 창을 잘 단속한 때문이다.

김 씨 아파트에 시공된 유리창은 로이(low emissivity, 底放射) 유리와 일반유리 사이에 아르곤 가스를 주입한 '아르곤 2중 복층 유리창'이다. 이 창은 가스를 주입하지 않은 일반 2중 복층 창보다 50% 정도 열 손실이 적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틀 역시 기밀성이 뛰어난 창호로 시공됐다. TT(Tilt & Turn) 방식으로 열 손실을 최소화한 시스템 창틀이다.

전 세계적으로 최종 에너지 소비의 38%를 차지하는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지면서 건축자재 역시 고효율 바람을 타고 있다.

LG(주가,차트)하우시스(주가,차트) 공장, 열손실 막는 첨단기법 '눈에 띄네'
국내 대표적인 건축자재 기업인 LG(주가,차트)하우시스(주가,차트)의 천안 유리공장 역시 건물의 열 손실을 막기 위한 첨단 기법들이 동원되고 있는 현장이다.

지난 10일 방문한 천안 공장은 판유리의 기능성을 높이기 위한 강화, 접합, 복층 공정에서 나오는 소음과 직원들의 바쁜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김 씨의 아파트에 시공된 아르곤 2중 복층유리가 만들어진 곳 역시 바로 이 공장이었다.

기능성 복층유리를 만드는 데는 2가지 핵심 공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우선 간봉(間封). 간봉이란 유리와 유리 사이의 테두리를 특정 물질로 밀폐하는 작업으로 유리 사이의 빈 공간을 만들어 열전도를 낮추기 위한 공정이다.

그동안은 테두리를 밀폐하는 물질로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이 주로 사용돼왔지만 이곳에서는 검(gum)을 닮은 TPS(Thermo Plastic Spacer)라는 물질로 간봉한다. 새로 개발된 TPS라는 물질은 주입된 가스를 '원천' 차단하는 물질로 이 회사에서만 활용하는 것이다.

이어 밀폐된 공간에는 아르곤이나 크립톤 가스를 넣어 단열 효과를 더욱 높인다. 아르곤과 크립톤은 비활성 기체로 움직임 없다 보니 열의 전도가 생기지 않아 열 차단효과에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고 한다.

LG(주가,차트)하우시스(주가,차트) 창호기술센터 기시원 대리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으로 간봉한 복층유리에서는 1~2년 뒤면 가스가 다 새나가기 때문에 가스 주입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TPS만이 장기간 가스를 원천 봉쇄 할 수 있다"며

복층을 하는 과정에서 일반 유리 대신 단열 효과가 우수한 로이 유리 등을 얹히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로이 유리란 유리표면에 은(銀)으로 코팅을 해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열은 차단하는 유리를 말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공장에서만 생산되는 크립톤을 주입한 3복층유리의 경우는 열의 이동을 극소화시켜 일반창호대비 60%까지 열손실을 줄일 수 있고, 기존 로이유리 대비 최고 30%까지 단열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최고의 유리창이다.

창의 85%를 차지하는 유리의 기능만 강화하더라도 난방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다.



창과 함께 창틀 역시 단열에 필수적인 건축자재다. 인근 천안 유리공장과 40분 거리에 있는 청주공장에서는 시스템 창호 같은 고효율 창호재를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 역시 이 회사의 대표적인 에너지 고효율 제품이다.

이 시스템은 태양광 모듈을 건축 자재화해 건물에 직접 설치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해 활용할 수 있는 최첨단 건축 외장 시스템이다.

현재 서울 동남권 유통단지 '가든 파이브'의 창호와 커튼월, 벽면, 지붕, 발코니창 등에 설치돼 연간 총 510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240톤의 CO2를 절감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자재를 진공(眞空) 상태로 만들어 단열 효과를 극대화하는 '고차원' 제품들 역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진공 단열재는 빈 공간에 어떤 물질도 존재하지 않아 열의 전도가 100% 차단되는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제품들을 말한다.

특히 진공단열재는 폴리우레탄이나 스티로폼 같은 기존 단열재보다 8배 이상 단열성능이 높아 그린홈, 그린오피스를 실현하는 핵심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LG(주가,차트)하우시스(주가,차트) 홍보팀 한승현 대리는 "의식주 가운데 주택의 발전이 더뎠던 만큼 앞으로는 주택 분야에서 혁명적인 발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에너지 문제가 생존 키워드로 떠오름에 따라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택 소재의 개발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지식경제부, 에너지관리공단)
twinpin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