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이라크 재건’ 진출 러시

2010. 2. 26. 00:3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전후 복구사업이 한창인 이라크에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 관련 기업들이 대거 진출한다.

특히 STX그룹은 지난달 30억달러(약 3조4875억원)에 달하는 이라크 제철단지 프로젝트 수주에 이어 이번에 32억달러(약 3조72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성공해 이라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국내 기업들의 이라크 진출을 돕기 위해 전방위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어 민간기업의 이라크 진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STX중공업은 25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이희범 STX에너지·중공업 총괄 회장, 이찬우 STX중공업 부사장, 파우지 판소 하리리 이라크 산업광물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라크 산업광물부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 복합석유화학단지 및 기반 시설 건설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단지는 연산 에틸렌 60만t, 프로필렌 20만t, 폴리프로필렌 20만t, 저밀도 폴리에틸렌 20만t, 고밀도 폴리에틸렌 20만t, PVC 40만t 등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STX중공업은 올 연말부터 시설공사에 착공해 2014년 제품을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설비 완공 후 운영은 이라크 산업광물부 산하의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SCPI가 담당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STX그룹은 지난달 강덕수 회장이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만나 총 300만t 규모의 일관공정 제철단지와 500㎿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MOU를 체결한 바 있다. 2건의 MOU로 STX그룹은 향후 이라크뿐 아니라 중동지역 플랜트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은 이라크 정부와 이동식 발전기 추가 공급 규모 및 시기에 대해 협의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이동식 발전기 공급 규모는 총 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SK에너지는 이라크 정부와 도라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을 협의하고 신규 정유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연구단 구성에도 합의했다. 한국석유공사와 두산중공업은 바스라 지역의 수처리 사업 및 이라크 내륙에 이동식 수처리 설비 공급을 제안했다. 이밖에 한국가스공사는 이라크 석유부와 주베일·바스라 유전 개발 방안과 남부 수반 가스전 개발 참여 방안을, 한국전력공사는 전력부와 도라 발전소 성능 복구사업과 700㎿급 신규 발전소 건설 사업을 협의했다.

한국 기업의 이라크 진출은 지난해 2월 양국간 경제·에너지 협력 MOU 체결 이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나서 민간기업의 이라크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최경환 장관은 '이라크 경제협력 민관 사절단'을 이끌고 이라크 현지에서 '제1차 한·이라크 경제협력 포럼'을 개최하는 등 양국간 경제협력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 장관은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양국간 경제·에너지 협력 체결과 한·이라크 경제협력 상설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경협사업에 대한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yhj@fnnews.com 윤휘종 김시영기자